제151화
경호원들은 프로젝터를 들고 와서 곧바로 노트북과 연결하기 시작했다.
진서라가 웃으며 물었다.
“현아 씨, 우리 영화 보는 거예요?”
한쪽에서 배경처럼 앉아 있던 윤라희가 고개를 숙여 소리 없이 웃었다.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 영리하다고 믿으면서, 막상 칼이 턱 밑까지 닥쳐도 모른다.
양현아는 진서라의 말에 대꾸할 마음조차 없었다. 지금은 그녀를 보기만 해도 신물이 올라왔다.
그때 경호원 한 명이 양진석의 곁으로 와 인형 하나를 내밀었다.
“대표님, 이 인형 맞습니까?”
양진석이 고개를 돌려 여동생을 보았다.
“맞아요.”
양현아가 손을 내밀었다.
“저한테 줘요.”
핑크 레이스 공주 드레스를 입은 예쁜 인형이었다. 양현아는 이 인형을 무척 좋아해서 잠들기 전 꼭 한 번 안아 보고는 침대 머리맡에 단정히 세워 두었다.
진서라는 눈을 깜박였다. 이유도 없이 인형을 끌어안은 양현아를 보는 순간 가슴 한구석이 서늘해졌다.
양현아가 인형의 옷을 벗기더니 등 쪽 지퍼를 열고 손을 넣어 무언가를 더듬자, 진서라의 불안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혀... 현아 씨, 뭐 하는 거예요?”
그녀가 더듬더듬 물었다.
양현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영문을 몰랐다.
오직 윤라희만이 흥미로운 눈길로 허둥대는 진서라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입가에는 있는 듯 없는 듯한 미소가 띠었다. 기분이 좋아 보였고, 동시에 멋진 막장극을 감상하는 관객 같았다.
“찾았다.”
양현아가 입꼬리를 올리더니, 인형 안에서 카메라 하나를 꺼냈다.
카메라가 눈앞에 드러나는 순간, 진서라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렸다. 손바닥에는 식은땀이 솟구쳤다.
“현... 현아 씨, 이... 이게 뭐예요?”
진서라는 혀가 꼬여 제대로 말도 못 했다.
“뭐겠어요, 당연히 카메라죠. 눈 없어요?”
양현아가 그녀를 흘겨보며 카메라와 인형을 함께 경호원에게 건넸다.
“메모리 카드 빼요. 그리고 어제 아침 녹화본 틀어요.”
쿵!
진서라는 벼락을 맞은 듯 얼이 빠졌다.
뇌가 빙글빙글 돌고, 이마와 등줄기는 식은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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