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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양현아는 배를 한입 베어 물고는 못마땅하다는 듯 눈알을 굴렸다. 진서라에 대한 증오가 극에 달해 있는 게 눈에 보였다. 윤라희가 미간을 모으자, 그녀는 태연하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요. 죽지는 않을 거예요. 우리 집은 깡패가 아니라서 사람 죽이거나 불 지르는 일은 안 해요.” 가장 심해 봤자 살기 힘들게 만들 뿐이다. 사각. 양현아는 배를 또다시 크게 한입 베어 목을 축이더니 말했다. “우리 아빠랑 오빠가 쉽게는 안 넘어가요. 감히 내 밥에 녹등화 가루를 넣어서 저승 문턱까지 갔다 왔잖아요. 목숨을 잃을 뻔했는데, 사람으로 태어난 걸 후회하게 만들지 않으면 내 속이 안 풀려요!” 그 말을 끝내고 양현아는 배를 우두둑 씹어 댔다. 마치 진서라를 그 한입에 씹어 삼키겠다는 기세였다. 윤라희는 창백한 그녀의 얼굴을 보며 눈빛에 진한 미안함을 담았다. “죄송해요.” 양현아는 맑은 눈을 깜박이며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한테 왜 사과해요. 집합 날 제가 사람들 앞에서 망신 줬다고 진서라가 원한을 품어서 약을 넣은 거지, 라희 씨랑은 상관없잖아요.” 그 일을 떠올리면 양현아는 또 투덜거리고 싶었다. 세상에 어쩌면 그렇게 속이 좁고 앙심 깊은 사람이 다 있나 싶었다. 집합 날 가장 늦게 온 진서라에게 화 좀 냈다고, 사람들을 그렇게 오래 기다리게 하냐고 뭐라 했다고 약까지 넣다니 말이다. 윤라희의 새까만 눈이 살짝 커졌다. “진서라가 그날 망신을 준 걸 기억하고 약을 넣었다는 거예요?” “그럼요.” “누가 그렇게 말했어요?” “추측이죠. 제가 걔한테 잘못한 건 없으니까요. 그거 말고 제가 무슨 이유로 독까지 먹겠어요?’ 문득 무엇이 떠올랐는지, 양현아는 벌떡 상체를 세우고 허벅지를 꽝 내리쳤다. “알았다! 진서라가 제가 연습하는 걸 보고 춤을 너무 잘 추는 걸 알아버린 거예요! 제가 준결승에서 이길까 봐! 질투로 약 넣은 거 아니에요?” 과다 망상이 디폴트인 양현아는 그 순간 또다시 진실을 깨달은 기분이 들었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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