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0화
준결승의 열기는 이미 한풀 꺾였다. 그녀는 그때의 뉴스는 굳이 뒤지지 않고, 프로그램만 틀어 앞부분을 건너뛴 뒤 자신의 팀이 나오는 지점에서 멈췄다.
예상대로 그녀의 분량은 거의 잘려 나가 가엾을 만큼 몇 컷만 남았고, 그것도 번쩍 스치듯 지나가 얼굴조차 분간하기 어려웠다.
윤라희는 비웃음을 흘렸다.
‘주아윤, 네 수법이 고작 이거야? 악의적 편집 말고 또 뭐가 있지?’
결과는 볼 것도 없었다. 그녀가 속한 팀은 틀림없이 진출했을 것이다. 아니면 결승의 볼거리가 사라지니까.
막 영상 플랫폼을 끄자 제작진에게서 문자가 왔다. 이미 진출이 확정되었으니 어서 복귀해 연습하라는 통보였다.
윤라희는 힐끗 한 번 훑어보고는 메시지를 지워 버렸다. 연습 따위 마음에 두지 않았다.
“아윤 언니, 윤라희 씨가 답이 없어요.”
조감독이 미간을 찌푸렸다. 윤라희의 태도가 못마땅한 눈치였다.
주아윤은 태연했다.
“예상한 일이야. 연습하러 나오는 게 더 이상하지.”
“너무 거만하네요. 모두가 죽어라 연습하는데 윤라희 씨만 출석도 안 해요. 뭐 그리 잘났다고요. 아직도 톱스타인 줄 아나 봐요.”
윤라희의 시대는 이미 끝났다. 그런데도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건 처지를 모르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었다.
주아윤은 코웃음을 쳤다.
‘오지 않으면 더 좋지! 뉴스거리가 없으면 어떻게 프로그램 화제를 끌어 올리겠어?’
이제 연예계에서 침묵은 금은 구식이다. 부지런히 땀만 흘린다고 뜨는 게 아니었다. 스타에게 필요한 건 노출도였다. 노출이 없으면 아무도 모르니까.
그래서 악의적 작업이 그렇게도 넘쳐나는 것이다.
“진출자들 훈련 장면을 촬영해서 짧은 영상으로 편집해 올려. 그리고 윤라희가 지금껏 별빛 무도회 훈련을 한 번도 받지 않았다는 소식도 풀어. 다른 참가자들과 합을 맞추려 하지 않는 스타 행세 프레임을 씌워서, 온라인에 걸어두고 욕먹게 해. 결승까지 며칠 남지 않았어. 그전까지는 프로그램 열기를 반드시 유지해야 해. 난 투자사들 만나서 추가 투자 얘기할게.”
“네!”
조감독의 눈이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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