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0화
‘아주 좋아.’
전부 윤라희가 예상한 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이제부터 진짜 재미가 시작할 것이다.
윤라희가 고개를 숙이며 얕고 영리한 미소를 그렸다. 그 모습을 보던 유지성은 잠시 넋이 나갔다. 그는 이런 그녀를 너무나도 사랑했다.
똑똑하고, 자신감 넘치면서도, 기품 있는 작은 여우처럼 교활하고 나른했다.
겉모습만 보면 누구나 그녀를 난초 같은 기품과 달 같은 온화함을 지닌 소녀라고 믿겠지만, 사실 그녀는 겉은 말간데 속은 어두웠다. 뼛속까지 영악하다.
다행히 그런 본모습을 알아챈 이는 없었다.
“왜 그렇게 봐?”
자신에게 꽂힌 유지성의 시선을 느낀 윤라희가 고개를 들어 의아하게 물었다.
“아니야.”
유지성이 다시 한 조각을 집어 그녀의 앞에 놓았다.
“여기 시그니처 디저트야. 맛봐.”
윤라희가 반투명 젓가락으로 한 조각 집어 작은 한입을 떼었다.
“어때, 괜찮아?”
유지성이 긴장해 하며 물었다.
“괜찮네.”
차씨 가문의 셰프는 미슐랭 3스타였다. 거기에 최고급 재료까지 더해지니 입맛이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다.
웬만해서는 맛있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데, 이 집 디저트는 이상하리만큼 취향에 맞았다. 마치 그녀만을 위해 맞춤 제작한 것처럼 말이다.
“마음에 들면 됐어.”
유지성이 가볍게 웃었다. 창업 자금이 빠듯한 와중에도 굳이 이 디저트 가게를 낸 보람이 있었다.
그녀가 즐겁게 먹는 걸 보자, 유지성의 길고 고른 손가락이 도자기 찻주전자를 들어 차를 내렸다.
“진서라 손에 영상이 있어. 다음 수는? 폰을 빼앗아 올까?”
그가 물었다.
“아니.”
윤라희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그런 일은 직접 손댈 필요가 없었다.
“좋아, 네 말대로 할게.”
“그나저나, 주아윤이 붙인 그 킬러랑 연락될까? 두 배로 부를 테니 거래 하나 하자.”
“알았어, 내가 말해 둘게.”
말하는 이는 별 뜻 없었지만, 듣는 이는 마음이 철렁했다. 유지성의 말투가 너무 자연스러웠다. 마치 그 킬러를 아는 사람처럼 말이다.
게다가 꽤 익숙한 사이인 것 같았다. 말해 둔다는 건 일종의 명령형 어조였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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