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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도원대학교. 강의가 끝나자 강의실 안은 학생들의 환호성을 가득 찼다. “드디어 끝났다! 내일부터 5일 동안 빨간 날인데, 지성아, 우리 여행이나 갈까?” 강의실 맨 뒷자리에 앉아 있던 키 큰 남자가 기지개를 쭉 켜더니 짐을 챙기고 있던 단정한 인상의 남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유지성의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번졌다. 그는 무심하게 청바지 호주머니를 쓰다듬었다. 그 안에는 한 장의 입장권이 들어 있었다. 유지성은 더욱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난 선약이 있어서, 못 갈 것 같네.” 그러자 최진우가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끼어들며 말했다. “오, 뭐야. 왜 그렇게 웃어? 이 자식, 썸 타는 여자라도 생긴 거 아니야?” 그저 농담 삼아 던져본 멀이었지만 유지성은 부정도 하지 않고 더 해맑은 미소만 지었다. 최진우는 번개라도 맞은 듯한 사람처럼 그자리에 멍하니 굳어버렸다. 그는 입을 떡 벌린 채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미친! 너 진짜 연애라도 해?” 유지훈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최진우를 가볍게 흘깃 바라보았다. “M국 쪽 회사에 문제가 좀 생겼어. 마침 연휴니까 네가 좀 가서 봐줄래? 나는 못 가게 됐거든.” “젠장!” 최진우가 책상을 쾅 치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손가락으로 유지성을 가리키며 말했다. “너, 너, 너... 나랑 같이 평생 솔로로 살겠다며! 어디서 나 몰래 고양이를 꼬셔버린 거야? 빨리 말해. 대체 어떤 애야” 유지성은 담담하게 최진우의 손을 쳐내며 표정을 약간 찌푸렸다. “고양이 아니거든.” ‘여우야.’ 상대를 옹호하는 듯한 말투와 애정 어린 눈빛에 최진우는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웃음기를 싹 거두며 유지성의 어깨에 팔을 걸쳤다. “자, 자, 자, 얼른 말해 봐. 대체 얼마나 예쁜 애길래 우리 학교 킹카님의 마음을 흔들었나?” “너랑 상관 없는 일이거든. 네 일이나 신경 써. 괜히 내 연애 방해할 생각 하지 말고.” 유지성은 최진우의 팔을 매몰차게 뿌리쳤다. 하지만 최진우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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