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화
그때, 병실 문이 열리더니 익숙한 그 사람의 실루엣이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 그 뒤로는 단정하고 온화한 인상의 남자가 따라 들어왔다.
“깼나 봐요?”
윤라희가 눈썹을 들썩이며 물었다.
“라희 씨가... 날 구해준 거예요?”
진서라가 물었다.
“마침 동생이랑 근처에서 캠핑 중이었거든요. 무슨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가 봤어요.”
“고마워요.”
진서라가 애써 시선을 돌리며 윤라희의 눈을 피했다.
예전에 자신이 윤라희에게 했던 짓을 생각해 보면, 지금 그녀에게 목숨을 빚졌다는 사실이 너무 부끄럽게 느껴져 얼굴을 들 수 없었다.
“별 일 아닌데요, 뭘.”
윤라희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
그 대답이 오히려 진서라의 마음을 더 무겁게 짓눌렀다. 차마 고개를 들어 윤라희를 마주볼 용기가 나기 않았다.
윤라희가 입술을 달싹이다가 물었다.
“누가 서라 씨를 납치한 거예요?”
“그... 그게...”
진서라는 겁에 질려 버린 눈빛으로 말을 더듬거리더니,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가 머뭇거리자 윤라희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지난 번에 양현아 씨 병원에서 봤을 때까지만 해도 멀쩡했잖아요. 갑자기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예요? 설마 양씨 가문에서...”
“아, 아니, 아니에요. 양씨 가문은 아니에요.”
진서라는 고개를 거세게 저으며 윤라희의 말을 부정했다.
양씨 가문 사람들은 그녀가 도원시를 떠날 거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게다가 여태껏 양씨 가문에서 직접 진서라를 죽이기 위해 손을 쓴 적은 없었다. 그들의 목적은 오로지 진서라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는 것이지, 이렇게 노골적으로 죽이려는 것은 아니었다.
“양씨 가문이 아니라면 또 누굴 건드린 거예요?”
윤라희가 미간을 구긴 채 다시 물었다.
‘주아윤인가?’
진서라의 호흡이 가빠졌다. 겁에 질린 채 동그랗게 수출된 그녀의 동공에는 두려움이 가득 번져 있었다.
‘주아윤이야! 주아윤이 날 죽이려고 한 거야!’
진서라가 도원시를 떠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주아윤 뿐이었다. 그녀를 태우러 온 운전기사 역시 주아윤이 보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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