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9화
이주성은 다리를 후들거리며 죽을 각오로 대표실 문을 두드렸다. 그로부터 2분 후, 건장한 체격에 맞춤 슈트를 빼입고 일곱 자리는 거뜬히 넘는 고급 구두를 신은 이주성은 몇천 원짜리 공사장 안전모를 쓴 채 허겁지겁 현장으로 나가 벽돌을 나르고 있었다.
‘젠장! 도대체 어느 간 큰 놈이 감히 대표님을 건드려?’
차도겸이 이 정도로 화를 낸 건 처음이었다.
‘건드린 것도 모자라 성난 불도마뱀을 회사에 던져놓고 비겁하게 책임지지도 않아?’
그 시각 촬영장에서 분장 중이던 윤라희는 연달아 재채기를 몇 번이나 터뜨렸다.
“에취!”
윤라희는 빨갛게 된 코를 문지르며 생각에 잠겼다.
‘뭐지? 누가 뒤에서 내 욕하나?’
생각해 보면 딱 한 사람밖에 없었다. 지금 그녀를 가장 죽이고 싶어 할 사람은 주아윤뿐이었다.
실제로 주아윤은 지금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다. 윤라희를 죽이고 싶은 마음이 치밀어 오르는 동시에 차오르는 불안감이 그녀를 짓눌렀다.
이대로 가면 진짜 역전당할지도 모른다. 그것만큼은 절대로 안 된다. 지금의 자리는 윤라희를 밟고 올라선 결과였다. 그런데 윤라희가 다시 치고 올라오면 그녀를 밟고 서 있던 자신이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주아윤은 온통 공포에 사로잡혀 있었다. 높이 떠받들렸던 만큼 떨어질 때도 더욱 아픈 법이니 말이다.
‘난 절대 무너질 수 없어! 죽는 건 내가 아니라, 윤라희여야 해.’
편집팀 전체가 업무를 미루고 윤라희가 춘 무대를 집중적으로 손보기 시작했다.
밤샘 편집 반복된 수정 그렇게 하루 밤낮을 꼬박 들여 마침내 결과물이 나왔을 때, 주아윤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영상 파일을 들고 지미연과 장서혜를 찾아갔다.
두 사람은 영상을 보는 순간 긴장이 풀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편집된 영상 속에서, 윤라희의 무대는 말 그대로 해체되어 있었다.
전체적인 동선은 엉망으로 재조합되었고 배경 음악도 따로 추출해 새로 믹싱한 탓에 겉보기엔 음원은 자연스러우면서도 춤 동작만 유독 엉성해 보였다.
게다가 편집 과정에서 윤라희의 얼굴은 거의 나오지 않았고 그나마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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