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9화

‘쉽지 않았네. 드디어 오명을 벗기 시작했어!’ 별빛 무도회 때문에 정말 억울해 미칠 지경이었다. 윤라희가 그토록 욕을 먹는 걸 볼 때마다 분해서 혈압이 쭉 치솟았다. 윤라희가 내내 그를 말리며 다 방법이 있으니 일이 계획대로 흘러가는 중이라고 하지 않았다면, 주강혁은 벌써 폭발해 주아윤과 맞붙었을 것이다. 이제 보니 윤라희는 확실히 주관이 있다. 지난 선발전도, 이번 대회도. 그녀의 반전과 판짜기는 주강혁의 눈을 새로 뜨게 했다. 주강혁은 속이 놓인 듯한 아버지 같은 눈빛으로 윤라희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이제 네 걱정 안 해도 되겠다.” 윤라희가 눈웃음을 지었다. “걱정하지 말라니까. 나만큼 판을 어떻게 띄우는지 아는 사람도 없어.” 복귀를 결심했을 때도 그녀는 말했다. 세 살에 연예계에 들어와, 열여덟에 퇴출을 강요당하기까지... 꼬박 15년을 이 바닥에서 보냈다. 이 바닥을 자신만큼 아는 사람도, 자신만큼 맞는 사람도 없었다. 어떻게 떠들썩하게 만들고, 어떻게 인기를 쌓는지 모르는 게 아니다. 오히려 누구보다 더 잘 알았다. 예전에는 굳이 필요가 없어서 하지 않았을 뿐이다. 윤라희는 시선을 낮추어 눈동자에 어렸다가 사라지는 차갑고 단단한 확신을 가볍게 가렸다. 그녀가 마음만 먹으면 이 판에서 그녀를 이길 사람은 없었다. 주강혁은 눈을 한 번 깜빡이며 눈가의 젖은 기운을 꾹 눌렀다. “좋아, 네가 알면 됐다.” 그래, 알면 되었다. 이러면 사람들이 그녀를 함부로 못 대할 것이다. “지금 네 평판이 좋아지는 조짐이 있으니까, 댓글 알바를 조금 사서 재능 있는 아티스트 이미지를 더 밀 거야. 대중 인식을 최대한 돌려 보자.” “좋아. 고마워, 강혁 오빠.” “우리 사이에 고맙기는.” 주강혁이 눈을 한번 흘겼다. 윤라희가 환하게 웃었다. 정말 고맙다는 말로 갚을 문제가 아니었다. “그럼 고맙다는 말은 생략. 대신 앞으로 열심히 돈 벌어다 줄게.” “입은 또 살아서는. 맞다, 침묵의 서약 촬영 곧 끝나잖아. 이제 좀 쉴래, 아니면 바로 다음 작품 들어갈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