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7화
영상을 다 보고 나서 서경민은 고개를 45도로 들어 천장을 올려다보며 길게 한숨을 뱉었다.
“하아...”
110번째.
볼수록 마음이 근질거렸다. 서경민은 턱을 매만지며 생각했다. 차라리 지위를 이용해서 한 번 찍어 누를까고 말이다.
‘대표가 소속 연예인 건드리는 일 흔하잖아. 한 번쯤이면 문제없겠지?’
근데 윤라희가 별로 내켜 하지 않는 것 같았다. 서경민도 마냥 억지로 할 수는 없었다. 소문이라도 나면 얼마나 없어 보이겠는가. 무엇보다 미안함이 남아 있어서 기가 죽었다.
‘아니지.’
애초에 그는 바람둥이, 얼마나 바른 사람도 아니었다. 권력으로 누르고, 강제로 빼앗고, 제멋대로 휘두르는 건 재벌 2세의 기본 세팅이었다. 재벌 2세가 약속 한번 어겼다고 왜 죄책감이 들어야 할까?
‘그래, 괜한 죄책감은 필요 없어. 갖고 싶으면 손에 넣으면 그만이야.’
그래서 서경민은 여러 기회를 미끼로 윤라희와 거래해서 그녀를 자신의 비밀 연인으로 만들 확률을 따져 보기로 했다. 안 되면 한 번 더 괴롭히면 되었다.
‘그래, 이렇게 가야지. 나쁜 버릇 들이면 안 돼.’
마음을 굳히고 서경민은 다시 신나게 영상을 틀었다.
이 얼굴, 이 허리, 이 매혹... 마음만 근질거리는 게 아니라 온몸이 간질간질해졌다.
‘안 되겠다, 몇 번만 더 보자.’
그렇게 보다 보니 화면 속 여자가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다.
“...”
‘영상을 너무 보다 보니 환각이 온 건가? 윤라희가 화면에서 튀어나왔다고?’
그뿐 아니라 옷도 바뀌어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하얗고 곧고 가느다란 긴 다리. 대낮의 햇살이 쏟아져서 그 다리는 더 하얗게 빛났다.
위에는 흰 셔츠, 밑단은 파란 데님 쇼츠를 입었고, 위쪽 단추 두 개가 풀려 섹시한 쇄골과 매끈한 피부가 드러났다. 발에는 흰 운동화 신겨 있었다.
머리는 높게 묶었고, 민낯 그대로 화장기 하나 없는데도 청초하고 눈부셨다.
서경민의 눈이 윤라희의 몸에 고정되었다. 요염해지면 여우 같고, 모든 사람을 홀릴 만큼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순해지면 또 꽃향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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