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화

“나?” 조서영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되물었다. “그래. 박범준 선생님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심사위원을 한 적이 없었어. 그런데 이번에 갑자기 나타난 걸 봐서 네가 거문고군이라는 걸 알고 온 게 분명해.” 박범준은 공개적으로 거문고군을 제자로 삼고 싶다고 했었다. 전에는 거문고군이 누군지 몰랐지만 이제는 알게 되었으니 그녀를 찾아온 거라고 생각했다. “이건 좋은 기회야. 서영아, 내일 제대로 보여줘.” 조서영은 숨을 헐떡이며 두 주먹을 꼭 쥐었다. 눈빛엔 결의가 담겼다. “알았어.” 그녀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열심히 할 거야. 박범준이라는 큰 배를 탈 수만 있다면 국제 무대도 가능해!’ “그나저나 윤석 오빠, 악플러들을 고용해서 방송국에 계속 압력 넣어야 해. 윤라희는 반드시 퇴출당해야 돼.” ‘윤라희는 절대 남아있으면 안 돼.’ 진윤석은 가볍게 웃으며 조서영의 얼굴에 입을 맞췄다. “걱정하지 마. 이 일은 내가 더 잘해.” 그 말대로였다. 진윤석이 고용한 대량의 악플러들이 투입되자 윤라희의 SNS는 악성 댓글로 도배됐고 국악 경연 대회 공식 계정과 레온 엔터 공식 계정까지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수많은 팬이 국악 경연 대회 제작진을 향해 윤라희의 참가 자격을 즉각 취소하라며 항의했고 레온 엔터에도 그녀의 퇴출을 요구했다. 댓글 수는 수십만 개를 넘기며 계속해서 증가했고 욕설과 비난은 멈출 기미가 없었다. 심지어 일부 네티즌들은 방송국에 보이콧을 예고하며 강하게 압박했다. 윤라희의 참가 자격을 그대로 두면 대회 자체를 보지 않겠다는 협박성 메시지까지 이어졌다. 레온 엔터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었다. 공식 계정은 해킹에 가까운 공격을 받았고 소속 연예인들까지 무차별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었다. ... 그날 저녁, 샤워를 마친 윤라희는 내일에 선보일 경연곡을 연습하려던 중, 주강혁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강혁 오빠?” 전화기 너머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윤라희는 눈살을 찌푸리며 다시 물었다. “강혁 오빠, 무슨 일이야?” 잠시 침묵이 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