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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조서영은 긴장한 나머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 처음엔 자신이 있었다. 아무리 윤라희의 실력이 출중하다고 해도 최근의 논란과 악성 여론을 감안하면 오늘만큼은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 확신했다. 그러나 조금 전, 그녀의 연주는 너무도 완벽하고 감동적이었다. 그 찬란했던 순간은 조서영의 자신감을 송두리째 무너뜨렸다. 두 손을 꽉 쥔 채 조서영은 심사위원들이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을 노심초사 바라보았다.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기도했다. ‘제발 높은 점수를 주지 말아 주세요. 오늘만큼은 절대로 윤라희에게 질 수 없어요.’ 마침내 몇몇 심사위원들이 논의를 마친 뒤 점수를 적기 시작했다. 모두가 숨을 죽인 가운데, 첫 번째 심사위원이 점수판을 들어 올렸다. 0점. 두 번째도 0점. 세 번째 역시 0점. 네 번째 역시 변함없는 0점이었다. 조서영은 마치 거대한 재난에서 살아남은 사람처럼 깊은숨을 내쉬었다. 안도의 기색이 얼굴에 번지며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다행이야. 다행히도 0점이야.’ ‘윤라희, 네가 아무리 잘해봤자 지금 상황에선 아무 소용이 없어. 사람들 눈엔 오히려 네 연주가 더욱 뻔뻔하게 보일 뿐이야. 나를 이기려면 그건 다음 생에나 가능하겠지.’ 하지만 이 결과는 모두의 예상을 완전히 깨뜨렸다. 연주 자체는 누구도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기 때문이다. 윤라희가 아무리 밉다 해도 네 명의 심사위원이 모두 0점을 준 것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었다. 사회자는 놀란 목소리로 질문했다. “심사위원님들, 윤라희 씨에게 모두 0점을 주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전례 없는 상황이었다. 경연대회 역사상 네 명의 심사위원이 모두 0점을 준 건 처음이었다. 잠시 정적이 흐른 뒤, 한 심사위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윤라희 씨의 연주는 분명 훌륭했습니다. 하지만 예술은 실력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인격과 도덕, 그 기반이 있어야 진정한 예술가라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심사위원도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무엇보다도 사람의 도리를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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