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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박범준은 곧바로 허리를 꼿꼿이 펴고 다른 네 명의 심사위원을 차례로 바라보았다. 그저 담담한 시선이었지만 그 네 사람은 묘하게 등을 타고 흐르는 냉기를 느꼈고 왠지 모를 불길함에 사로잡혔다. 잠시 후, 박범준은 시선을 거두고 조용히 점수판에 숫자를 적었다. 그리고 이내 그것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사회자는 재빨리 점수를 확인하더니 숫자를 보고는 깜짝 놀라 외쳤다. “사도 대가님의 점수는 0점... 아니, 10점입니다!” 사회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믿기 어려운 듯 여러 번 점수판을 확인했지만 분명히 만점이었다. 이 점수가 공개되자 나머지 네 명의 심사위원들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들은 모두 윤라희에게 0점을 주었지만 박범준만 홀로 만점을 준 것이다. 현장은 곧 술렁이기 시작했다. 관객들 사이에선 놀라움과 혼란이 뒤섞인 웅성임이 터져 나왔다. “세상에... 만점이라고?” “사도 대가가 윤라희를 이렇게까지 높게 평가할 줄이야!” “무슨 일이야? 사도 대가는 조서영 응원하러 온 거 아니었어?” “하지만 대가는 대가지. 윤라희 연주, 정말 뛰어났잖아. 선입견 없이 들었다면 만점 줄 수밖에 없지.” 관객들의 다양한 반응이 오가는 가운데 박범준은 마이크를 들고 차분히 입을 열었다. “주법이 매우 숙련되었고 감정 또한 풍부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아주 완벽한 연주였어요. 윤라희 씨의 실력은 이미 대가의 경지에 도달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부끄러움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다시 한번 놀라움과 감탄이 터져 나왔다. 이윽고 모든 점수가 집계되었고 윤라희의 평균 점수는 2점. 국악 경연대회 역사상 전례 없는 ‘최저 점수’였다. 이 충격적인 결과에 현장은 침통한 탄식으로 가득 찼다. 누구보다 감동적인 연주였음에도 터무니없이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곧이어 두 번째 참가자가 무대에 올랐다. 지난 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던 실력자였기에 이번에도 자신감이 있었지만 조금 전 윤라희의 완벽한 연주는 그녀에게 커다란 압박으로 작용했다. 결국 심한 긴장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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