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화

조서영은 절망에 찬 얼굴로 두 눈을 감았다. 뜨거운 눈물이 두 줄기 흘러내렸다. “언제부터 나를 노리고 있었던 거야?” “내가 복귀를 결심한 순간부터.” 다시 화려하게 떠오르는 가장 빠른 방법은 무엇일까? 예전 그녀의 살과 피를 뜯어갔던 사람들을 짓밟고 올라서는 것이다. 윤라희는 이미 말했었다. 자신을 괴롭히고 밟아 뭉갠 모든 사람을 하나도 남김없이 되갚아 주겠다고... 조서영은 그중 하나에 불과했다. 먼저 누구를 정조준할지 고민하고 있던 차에 조서영이 자진해서 들이박았다. 대역을 시키겠다며 또다시 그녀의 몸을 디딤돌 삼아 올라서려 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첫 번째 제물은 조서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조서영은 통곡했다. 지금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전례 없는 증오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갑자기 고개를 번쩍 들더니 일그러진 얼굴로 윤라희의 앞까지 달려들었다. 손을 높이 들어 그녀의 뺨을 사정없이 내리치려고 했다. “이 못된 년! 네가 나를 망쳤어!” 윤라희의 눈빛이 번뜩였다. 가녀리고 흰 손이지만, 허공에서 정확하게 조서영의 손바닥을 가로막았다. 작고 여린 손에 담긴 힘은 미동도 없었다. 손목을 붙잡은 채, 윤라희는 다른 손을 들어 짜악 거센소리가 울리며 조서영의 얼굴을 후려쳤다. 그리고 곧바로 두 번째, 세 번째... 짜악! 짜악! 연속 세 대의 따귀가 조서영의 얼굴을 한쪽으로 완전히 뒤틀리게 만들었다. 뺨이 금세 퉁퉁 부어올랐다. 마지막 한 대는 거의 전력을 실은 탓에 조서영은 비틀거리며 무릎을 꿇고, 지면에 부딪친 무릎이 쾅 하고 소리를 냈다. 윤라희는 한 발 앞으로 걸어 나와 조서영의 헝클어진 머리채를 움켜쥐고 억지로 고개를 들게 했다. “내가 너를 함정에 빠뜨렸다고? 내가 너를 공중에 매달아서 30분 동안 태워 죽일 뻔했어? 내가 네 도시락에 침 뱉으라고 시켰어? 내가 일부러 너를 고열로 끌어올렸어? 내가 거문고군을 사칭하라고 종용했어? 결승 무대에서 거짓말을 퍼부은 것도 다 네 선택이었잖아! 맞아, 판을 짜고 방아쇠를 당긴 건 나야.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