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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소녀의 옆얼굴은 부드러운 곡선을 그렸다. 옥처럼 맑은 콧대는 오뚝하고 사랑스러우며, 피부는 우윳빛으로 매끈해 은은한 광택이 돌았다. 머리카락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뺨을 타고 흐르자, 윤라희는 새하얀 수건으로 살짝 닦아냈다. 팔목이 올라갈 때마다 은은한 향이 퍼져 나왔고, 차도겸은 그 모습에 잠시 넋을 놓았다. 시선이 아래로 내려가자, 물방울 몇 방울이 맺힌 윤라희의 가느다란 쇄골이 눈에 들어왔다. 방울은 그녀가 몸을 움직일 때마다 미끄러지듯 내려가 신비로운 목선 속으로 사라졌다. 그 장면을 바라보던 차도겸은 문득 목이 바싹 마르는 기분이 들었다. 윤라희는 그의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두 사람의 눈이 맞닿자, 둘 다 잠깐 굳어 버렸다. 몰래 훔쳐보다 들킨 차도겸은 어색해져 고개를 홱 돌려 노트북 화면만 바라봤다. 하지만 조금 전까지 명확하던 생각이 순식간에 흐트러져 글자 하나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윤라희 역시 살짝 당황해 시선을 거두고 머리를 조용히 닦았다. 차 안에는 묘한 침묵이 흘렀다. 운전석의 기사도 룸미러로 뒤를 흘끗 보았다. ‘이상하다, 대표님과 윤라희 씨 사이가 뭔가 묘하게 긴장된 느낌인데.’ 차도겸은 화면만 보는 척 눈알도 안 움직이고, 윤라희는 머리를 닦는다면서 같은 자리만 반복해서 문지르고... 마치 첫 데이트에서 어쩔 줄 몰라 옷자락만 만지작거리던 자기 옛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말도 안 돼. 대표님은 예전부터 윤라희 씨를 무척 싫어했고, 두 사람은 이미 이혼까지 했는데... 착각이겠지, 분명히 착각이야.’ 차 안의 냉방은 세게 틀어져 있었고, 옷이 흠뻑 젖은 윤라희는 으슬으슬 떨었다. “에어컨 꺼요.” 차도겸이 무표정하게 말했다. “네, 차 대표님.” 기사는 얼른 냉방을 껐다. 그러자 차 안이 한결 따뜻해졌다. 윤라희는 순간 멍해져서 그를 몰래 힐끗 보았다. 그는 여전히 꼿꼿이 앉아 화면만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착각일까? 에어컨을 끈 이유가 혹시... 나 때문? 하지만 내가 떨었던 건 아주 미세했는데 차도겸이 봤을 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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