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수건을 본 차도겸의 눈빛이 살짝 어두웠지만 하유선은 윤라희가 떠났다는 사실만으로 득의양양했다.
하유선은 뒷좌석으로 옮기고 싶었지만 차가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감히 멈추라는 말은 못 하고 계속 차도겸과 대화를 시도했다.
“도겸 오빠, 제가 계속 촬영하느라 엄마 아빠를 만난 지 오래됐거든요. 선물을 사드리면 어때요?”
“네 맘대로 해.”
차도겸이 담담하게 말했다.
차씨 가문과 하씨 가문은 선대 때부터 대대로 맺어 온 친분이어서 차도겸과 하유선은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내던 관계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사이로 가끔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정도일 뿐이다.
두 사람이 모두 성인이 되어서 그런지 언제부터인가 차도현은 하유선을 볼 때마다 조금 귀찮았다.
하유선은 그런 줄도 모르고 차도현이 선물 사는 것을 동의하자 자신한테 좋은 감정이 있는 줄 알고 마음속으로 기뻐했다.
하유선은 차씨 가문이 미래 여주인에 대해 요구가 높을 거라는 생각에 흥분을 억지로 가라앉히고 단아함을 유지하려고 애썼다.
“그럼 우리 먼저 선물 사러 가요. 도겸 오빠, 선물은 뭘 사면 될까요?”
“네 맘대로 해.”
차도겸의 차가운 태도에도 하유선은 포기하지 않고 입을 삐쭉거리며 조금은 애교가 섞인 말투로 말했다.
“오빠가 추천해 줘요. 저는 엄마 아빠가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옆에 있던 기사가 하유선의 말을 듣고 힐끔 쳐다보았다. 그는 하유선이 자신의 부모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제3자에게 물어보는 상황이 너무 우스웠다.
친자식이 부모의 취향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은 누가 들어도 이해를 못 할 것이다.
차도현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줄곧 테블릿PC만 보자 하유선이 또 말했다.
“도겸 오빠, 저랑 얘기 좀 해요.”
“그럴 시간 없어.”
그는 차가운 말투로 귀찮다는 듯 대화를 종료했다.
하유선은 차도겸이 화가 났을까 봐 겁이 났지만 어렵게 이루어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차도겸이 윤라희와 결혼한 후 하유선은 차도겸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가끔 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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