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강인아의 표정이 굳었다.
“그 인간 실종된 지 일 년이 넘었어요. 이 약은 제가 직접 만든 거예요.”
엄태경이 강인아의 이마를 톡톡 건드렸다.
“버릇없기는. 네 아버지가 그 소리를 들었다면 너를 가만두지 않았을 거야.”
강인아의 낯빛이 더 굳어졌다.
“그 사람 얘기 꺼내지 마요. 진짜 골치 아파요.”
“애가, 부녀 사이에 무슨 원한이 있겠니. 그때 일은...”
강인아는 남아 있던 것들을 몽땅 자기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총장님, 저는 먼저 갈게요.”
“잠깐.”
엄태경이 발걸음을 붙잡았다.
“내일 학교가 정식 개강이야. 너 작년에 계속 결석했지. 올해는 어떻게든 개강 때 출석하러 찍으러 꼭 와라.”
그러고는 한마디를 더 보탰다.
“매일 나오라는 건 아니고, 최소한 상징적으로라도 얼굴은 비춰.”
강인아는 떠나기 전 다섯 글자를 남겼다.
“기분 봐서요.”
강인아가 보석으로 나왔다는 소식은 결국 주현석의 귀에도 들어갔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강인아가 풀려난 게 분명 백세헌이 주예원의 체면을 봐 준 덕분이었다.
머지않아 주예원이 재능을 발판으로, 모두가 부러워하는 백씨 가문 사모가 될지도 모른다고까지 생각했다.
그날 밤, 주현석은 찻집에서 강인아와 만났다. 이전에 한바탕 다툰 뒤라, 그는 더는 목적을 숨길 생각이 없었다.
“강인아, 솔직히 말하지. 너를 주씨 가문 장녀로 인정하는 데는 대가가 있어. 네 이복동생이 중병이야. 네가 신장을 내줘야 목숨을 이을 수 있어. 네가 손만 써서 살려 주면, 내가 너를 족보에 올려 인정해 주겠어.”
주현석의 머릿속에서 가난한 시골에서 살아온 강인아는 틀림없이 재벌가에 끝없는 욕망을 품고 있었다. 콩팥 하나만 도려내면 부귀영화를 살 수 있으니, 이 거래는 이익뿐 손해가 없었다.
붙잡혀 간 의사 몇 명은 변호사로 이미 뒷정리했다. 안심하고 안에서 사람만 살리면 되었다. 자기 이름만 물고 늘어지지 않으면 출소 뒤 살길을 열어 줄 생각이었다.
주현석이 속내를 드러낸 만큼 강인아도 더는 빈말로 맞춰 주지 않았다.
“DNA 보고서는 거기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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