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백시월의 질린 얼굴을 모른 척한 강인아가 그녀의 귀에 낮게 덧붙였다.
“시월 씨한테 돌아갈 실검은 알바들도 못 씻어요.”
백시월은 평생 겁낼 줄 몰랐다.
그런데 강인아는 진짜로 그녀에게 소름을 돋게 했다.
그녀가 허세를 부리며 물었다.
“어떻게 알아요? 인아 씨가 나중에 뒤통수치지 않을 거라는 걸?”
강인아가 비웃었다.
“지금 백시월 씨는 나랑 조건 따질 자격 없어요.”
휴대폰 시간을 힐끔 보고, 그녀는 말을 이었다.
“지금부터 카운트 들어가요. 시월 씨한테 남은 건 50분이에요.”
백시월은 온몸이 굳어 버렸다.
캠퍼스 넷에 미친 듯 퍼진 그 글은, 분명 그녀가 숨은 ID로 몰래 올린 게 맞다.
사진은 동기가 찍어 보낸 것이다.
그쪽은 그녀가 강인아를 못마땅해하는 걸 알았고, 마침 어젯밤 강인아가 오션 빌리지 일대에 나타난 걸 포착해 몰래 이 사진을 찍었다.
백시월은 친구에게 꼬치꼬치 물었다. 그때 강인아가 누구와 함께였는지.
밤이 깊어 얼굴은 구분이 안 됐고, 친구는 “남자 하나, 온통 엘리트 분위기”라고만 했다.
사진을 받은 백시월은 문득 생각이 튀어 강인아가 어떤 부자에게 스폰받는다는 글을 휘갈겨 썼다.
사진까지 있으니 증거랍시고, 금세 강인아를 여론의 한복판에 세웠다.
그녀는 강인아를 철저히 매장시키고 싶었다.
뜻밖에도 역풍은 너무 빨리 불어닥쳤고, 남을 해치려다 끝내 자신만 해쳤다.
강인아의 분노를 가라앉히려고, 백시월은 최대한 빨리 사과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그녀는 울먹이며 강인아가 스폰받는다는 소문이 질투에 눈이 멀어 지어낸 거짓이라고 밝혔다.
올해 퀸카 1위를 강인아가 차지한 게 못마땅해서, 순간적으로 충동을 참지 못해 이런 원칙적인 잘못을 저질렀다고도 했다.
이렇게 빨리 강인아를 위해 해명하는 건 양심이 돌아왔기 때문이고, 이런 방식으로 동급생을 괴롭히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영상 속 백시월의 반성 태도는 꽤 성실해 보였고, 심지어 강인아를 얼굴도 마음도 고운 모범생이라고 귀찮을 정도로 칭찬했다.
사과 영상이 올라가자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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