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화
술자리를 주최한 사람답게 성인호가 환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하여천 씨, 더 안 나타났으면 내가 바람맞은 줄 알 뻔했네요.”
하여천은 성인호와 친한 친구처럼 주먹을 톡 맞댔다.
“백세헌 씨가 있는 자리인데, 내가 간이 열 개라도 약속 어기진 못하죠. 늦은 건 급히 사람 하나 픽업하느라 그랬어요.”
성인호가 강인아 쪽을 힐끗 훑어보더니, 그 자리에서 압도적인 미모에 얼어붙었다.
“어느 집 아가씨예요? 골격도 라인도 딱 반듯하네요. 말 그대로 인간 요물이에요.”
이 몇 마디 칭찬이 백세헌의 귀에는 유난히 거슬렸다.
하여천이 성인호의 가슴팍을 가볍게 툭 쳤다.
“그만해요. 이 꼬마는 마음이 어려서 인호 씨 장난 못 버텨요. 내 친구예요. 경시에 온 지 얼마 안 됐고, 오늘은 세상 구경 좀 시키려고 데려왔어요.”
성인호와 하여천은 지인을 통해 아는 사이라, 각별한 사이는 아니어도 서로 체면은 살펴 주는 사이였다.
강인아가 그에게 남긴 첫인상은 상당히 깊었다. 뛰어난 개성의 미모뿐 아니라, 차분한 기세가 시선을 다시 붙잡게 했다.
성인호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하여천 씨 친구는 내 친구죠. 난 성인호예요. 앞으로 무슨 일 생기면 내 이름만 대요. 시비 거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강인아도 손을 내밀어 악수했다.
“강인아예요. 칭찬 고마워요.”
손바닥이 맞닿는 순간, 성인호는 속으로 번쩍 놀랐다.
이렇게 예쁜 미녀라면 마땅히 말랑한 손을 가졌을 텐데, 그녀의 손바닥에는 엷은 굳은살이 있었다.
군에서 뒹군 경력으로 보건대, 이런 손은 십중팔구 무기를 다루는 손이었다.
성인호가 좀체 손을 놓지 않자 하여천이 헛기침을 했다.
“인호 씨, 적당히 해요.”
그제야 성인호가 자신의 실수를 자각했다.
“그냥 궁금해서요. 강인아 씨가 어떤 무기를 좀 파 본 건가 해서.”
강인아가 눈썹을 올렸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말을 돌려 하기를 싫어하는 성인호는 마음에 든 생각을 바로 입으로 옮겼다.
“인아 씨 손에서 묘하게 위험한 신호가 느껴져요.”
군을 거친 사람은 타고난 후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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