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화
그녀가 선택한 자리는 매우 외졌기에 거의 아무도 지나가지 않았으므로 백세헌이 곧장 이쪽으로 걸어온 건 분명 그녀를 목표로 한 것이었다.
“당신…”
강인아가 입을 열려는 순간, 백세헌이 단번에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내가 일 끝나면 데리러 오겠다고 했잖아.”
강인아는 발버둥 쳤다.
“밥도 아직 못 먹었어요.”
백세헌은 더 이상 쓸데없는 말다툼 하기 싫어, 그냥 그녀를 끌고 갔다.
가끔 손님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백세헌은 모두 무시했다.
최고 레벨의 VIP 고객으로서, 백세헌은 유람선에 전용 객실을 소유하고 있었다.
방은 아주 넓었으며 풍성한 점심 식사도 포함돼 시설이 구전하였다.
강인아가 웃으며 말했다.
“식사에 초대하고 싶으면 내게 직접 말하면 되잖아요.”
식탁 앞에 앉으려는 순간, 백세헌이 그녀에게 가방 하나를 던져주며 말했다.
“밥 먹기 전에 옷 갈아입어.”
흰 저고리에 살굿빛 치마를 곱게 차려입은 강인아는 금빛 보요 비녀를 머리에 꽂고 손에는 옥 부채를 살며시 쥐고 있었다. 화려함보다 우아함을 선택한 그녀의 절제된 아름다움이었다.
그는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강인아의 우아한 모습을 더 많은 사람에게 보이는 걸 원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녀에 대해 색다른 점유욕이 생겼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강인아가 가방을 열어보니, 검은색 여성용 운동복이었다.
“지금 고의적인 거죠?”
오늘 이런 장소에서 그녀에게 운동복을 준비했다는 건 그를 골탕 먹이려는 게 분명했다.
백세헌이 그녀의 머리에서 금빛 보요 비녀를 가볍게 떼자 검은 비단 같은 머리카락이 폭포처럼 어깨에 흘러내리며 진한 머리카락 향기가 코를 스쳤다.
강인아가 손을 뻗어 뺏으려 했으나 백세헌이 한발 빨리 그것을 옆으로 던져버리고는 손으로 그녀 입술의 립스틱을 닦아냈다.
백세헌은 늘 강압적인 남자였다.
“당신은 이런 스타일이 더 어울려. 스스로 갈아입고 싶지 않으면 내가 도와줄 수도 있어.”
우아함을 유지하기 위해 행동 자체를 조심해야 하는 한복보다 강인아 역시 이런 헐렁한 옷을 더 좋아했다.
백세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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