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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쥐똥만 한 크기의 검은 물질이었고 육안으로는 내부 성분을 알아볼 수 없었다. 강인아는 실험실로 돌아가서 구체적인 연구를 할 생각이었다. 그때, 불청객 주예원이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강인아, 우리 이야기 좀 해.” 강인아는 재빠르게 시제품을 펜 속에 쑤셔 넣었다. 그리고 의아한 눈빛으로 주예원을 바라보며 물었다. “우리 사이에 무슨 이야기를 할 게 있겠어?” 문을 닫은 주예원이 강인아에게 따지듯이 물었다. “너랑 회장님에 대해서 이야기 좀 하려고. 두 사람 대체 무슨 사이야?” 그러자 강인아가 웃으며 말했다. “그 질문은 왜 그 사람에게 가서 하지 않아? 입이 안 떨어지는 거야? 아니면 감히 못 묻는 거야?” 주예원은 강인아 앞에서 자신의 본심을 숨기기 귀찮아했다.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한다는 건, 경시에 있는 모든 사람이 아는 사실이야.” 강인아가 되물었다. “그래서?” 주예원은 거만한 태도로 명령했다. “그 사람은 내가 좋아하는 남자니까, 넌 눈치껏 그 사람에게서 멀리 떨어져. 얼굴 좀 예쁘다고 해서 네 남자도 아닌 사람 앞에서 꼬리 치지 말라고.” 강인아는 그녀에게 뼈 때리는 질문을 던졌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무슨 뜻이야?” 강인아는 다리를 꼬고 앉아 차를 한 모금 마신 뒤 말했다.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추하게 소란을 피웠는데, 네 머리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생각해 봤어?” 주예원의 정신이 온전치 않음을 상기시키기 위해 강인아는 자신의 관자놀이를 몇 번 가볍게 두드렸다. 경매장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린 주예원은 수치스럽고 화가 나 예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나를 계속해서 망신시킨 장본인이 바로 너 아니야?” 주예원은 문득 백세헌의 방문 앞에서 강인아가 나오는 것을 보았을 때 그녀가 경고했던 일이 생각났다. 그저 강인아가 허세를 부리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안 좋은 일들이 연달아 발생했다. 강인아는 자신만만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주예원 씨는 정말 이중적이네, 나를 함정에 빠뜨리려고 그렇게 공들일 땐, 그 대가를 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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