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화
두 여자는 좌우로 공중에 매달려 마치 저울 같은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앞쪽은 갑판이고 뒤쪽은 바다였다. 일단 떨어지면 익사하지 않더라도 상어에게 잡아먹힐 수 있었다.
이미 정신을 차린 주예원은 백세헌을 향해 목이 터져라 외쳤다.
“회장님, 살려주세요! 회장님, 저 좀 살려주세요!”
주예원에 비해 강인아는 훨씬 조용했다.
그녀는 이 불청객들이 대체 어떤 방식으로 배에 탑승했을지 생각했다.
‘또한 어떤 상황에서 배에 탄 손님들에게 독을 먹였지?’
백시후는 미친 것처럼 크게 웃었다.
“삼촌은 능력도 좋네, 동시에 두 여자와 썸을 타다니. 다만 삼촌의 마음속에서 누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모르겠네. 아니면 우리 게임 하나 하자.”
백시후는 높이 매달려 있는 주예원과 강인아를 가리켰다.
“그래도 내가 조카로서 삼촌에게 선택할 기회를 줄게. 누구를 살리라고 말만 하면 내가 그 여자를 내려줄 거야. 어때, 삼촌? 이 게임 아주 재미있지 않아?”
백세헌은 강인아의 상황을 보려고 애썼지만 둘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고 바다의 바람과 파도가 거세서 주예원과 강인아가 손이 묶인 채 돛대에 높이 매달려 있는 모습만 볼 수 있었다.
백시후가 부하에게 손짓하자 부하는 부랴부랴 리모컨을 건넸다.
그가 리모컨을 조작하자 돛대가 천천히 방향을 바꾸었다.
원래 주예원과 강인아는 각각 왼쪽과 오른쪽에 매달려 있었기에 실수로 떨어지더라도 갑판 위로 떨어질 위치였다.
하지만 돛대의 방향이 바뀌자 주예원은 바다 쪽으로, 강인아는 갑판 쪽으로 이동했다.
백시후는 입가에 잔인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내가 이 리모컨 버튼만 누르면, 저 여자는 곧바로 바다에 처박히게 될 거야.”
주예원은 공포에 질려 울부짖었다.
“회장님, 저 죽고 싶지 않아요!”
백시후는 다시 리모컨을 조작했다.
이번에는 강인아와 주예원의 위치가 바뀌었다.
하지만 위치가 어떻게 변하든 강인아는 시종일관 놀라울 정도로 침착함을 유지했다.
그녀는 소리치지도 않고 소란을 피우지도 않았으며 살려달라고 애원하지도 않았다.
백세헌은 강인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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