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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노민준은 심동하의 그 한마디에 뺨을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심동하는 아무렇지 않은 듯 고개를 살짝 숙인 채 밥을 먹었고 얼굴에 아무런 감정도 비치지 않았다. 마치 방금 그 말은 그저 스쳐가는 평범한 한마디였다는 듯이. 노민준은 이를 악물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예전엔 잘 몰라서 그랬지만 앞으로는 두 배로 잘하면 되죠. 저희가 그래도 몇 년을 함께한 사이인데요. 제 아내가 제 진심을 알면 기회를 줄 거라 믿습니다.” 심동하는 여전히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고 마지막으로 남은 반찬을 한 입에 넣고는 젓가락을 가지런히 내려놓았다. 그리고 느릿하게 입술을 닦은 뒤 식판을 들어 올리며 입을 열었다. “일과 시간엔 일에 집중하세요.” 그 한마디를 남기고 그는 바로 자리를 떠났다. 노민준은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던 손으로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 그가 어떤 말을 해도 어떻게 찔러도 심동하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그 담담한 태도 앞에서 노민준은 자신이야말로 우스운 광대 같았다. 심동하는 구내식당에서 나와 곧장 사무실로 돌아왔고 소파 위에 고지수가 예쁘게 개어둔 목도리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그는 천천히 다가가 목도리를 집어 들었고 머릿속에 노민준의 목에 걸려 있던 그 목도리가 겹쳐졌다. 그러자 마음 깊은 곳에서 제어하기 어려운 질투가 끓어올랐다. 그 감정은 조용히, 그러나 거세게 뿌리를 내렸다.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비서가 들어왔다. “대표님, 로비에 민은정 씨가 와 계시는데 대표님을 뵙고 싶어 하십니다.” 심동하는 목도리를 천천히 내려놓고 손끝으로 구겨진 자국을 매만졌다. 대답은 없었다. 그러자 비서는 자세히 설명했다. “지난번에 고지수 씨의 행방을 안미진 씨에게 흘렸던 그 사람입니다. 며칠 전에는 천우 그룹 쪽과 손잡고 고지수 씨가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가로채려고도 했고요.” “거기에 고지수 씨를 강제로 행사에 데리고 가서 후보로 세웠는데 다행히 고지수 씨가 해결했지만 민은정 씨는 집에 갇혀 있다가 아마 몰래 빠져나온 것 같습니다.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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