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6화
올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찬바람이 옷을 뚫고 들어오면 뼈가 시릴 정도였다.
노재우가 노민준의 손을 놓더니 깡충깡충 고지수에게로 달려가 덮칠 듯이 안겼다.
“엄마.”
소리를 들은 고지수가 고개를 들었다가 노재우를 보고는 살짝 놀라더니 노재우 뒤에서 걷는 노민준에게로 시선이 향했다.
“엄마, 오늘 정말 여신 같이 너무 예뻐요. 오늘 길에 꽃을 좀 샀는데 엄마 줄게요.”
노재우가 주머니에서 이미 납작해진 장미꽃을 꺼내더니 높게 들어 고지수에게 건넸지만 고지수는 받지 않았다. 노재우는 시들어버린 꽃을 바라보며 언짢은 표정으로 손을 뒤로 숨겼다.
고지수가 자리에서 일어나 노민준을 마주했다. 은소희가 한 짓만 생각하면 절로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
“네가 여긴 어쩐 일이야?”
고지수를 마주한 노민준은 어딘가 궁색해 보였다.
“친구가 그러더라. 엄마가 여기서 너를 괴롭히고 있다고. 그래서 와본 거야. 너 괜찮아?”
“내가 무슨 일 있는 사람처럼 보여? 그럴 시간에 너희 엄마나 챙겨.”
딱딱한 고지수의 태도에 노민준의 가슴이 철렁했다. 예전 같으면 절대 이런 태도로 은소희를 얘기하지 않았을 텐데 정말 끝장을 본 것 같았다.
숨이 가빠진 노민준이 얼른 해명하려 했다.
“엄마가 오늘 여기로 올 줄은 몰랐어. 미리 알았다면 상처 주지 못하게 막았을 텐데. 엄마가 한 말 모두 거짓이라는 거 알아. 나는 너를 믿어.”
노재우가 얼른 고개를 들어 아부하듯 말했다.
“엄마, 내가 나쁜 할머니 엄마 대신 혼내줬어요.”
조그마한 몸집으로 한걸음 나선 노재우는 고지수의 옷을 잡고 기대에 찬 눈빛으로 올려다봤다.
“그러니까 화내지 말아요. 나도 아빠도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아빠는 일이 터졌다는 걸 알고 바로 나를 데리고 이쪽으로 건너왔어요. 엄마... 그만 화 풀어요.”
“엄마, 재우는 엄마 사랑해요...”
이는 노재우의 필살기였다. 노재우가 이 말을 꺼내기만 하면 고지수는 늘 속수무책이라는 걸 노민준도 잘 알고 있었다.
한번은 노재우가 다른 아이들과 싸운 적이 있는데 사람을 무는 노재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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