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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심동하의 까만 눈동자는 침투력이 대단했다. 노민준의 얼굴이 그 눈동자의 주시하에 핏기 없이 창백해졌다. “그럴 리가 없어요.” 심동하가 옷을 정리했다. 사실 그는 이렇게 비교하는 것 자체가 유치하다고 생각했다. 감정은 단순히 선후 순서로 논할 수 있는 게 아니었지만 노민준이 굳이 자랑하려 들며 심동하의 머리 위로 기어올라 밟으려고 했다. 고지수의 사랑을 영원히 받을 수 없는 정도로 말이다. 그러니 심동하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우리 어머니와 지수 씨 어머니는 좋은 친구였어요. 어릴 적에 한 번 만난 적이 있는데 두 달 동안 함께 했죠. 아마 여름 방학이었을 거예요.” 아주 오래전 일이었다. 고지수를 좋아한다는 걸 깨달은 뒤로 심동하는 이런 기억의 조각을 모으며 과거를 떠올렸다. 찌는 듯한 태양 아래 꽃무늬 치마를 입은 고지수는 심동하가 있는 창문 밑에 서서 그의 이름을 부르곤 했다. 심동하도 매일 그 순간만을 기다렸다. 고지수가 달려와 같이 놀자며 손을 잡고 달려 나가는 순간 말이다. “놀다가 지치면 같은 침대에서 잠들었죠. 지수 씨가 내게 뽀뽀한 적도 많아요.” 그가 달콤한 수박을 건넬 때, 넘어져서 무릎이 까진 그녀를 업고 집으로 향할 때, 숨바꼭질하면서 장롱 안에 숨어 있을 때면 어김없이 뽀뽀했다. “헤어질 때가 되면 호적을 내 밑으로 옮기겠다고 하기도 했죠.” 노민준이 이를 꽉 깨물었다. “그땐 나이가 어려서 아무것도 모를 때잖아요.” 심동하가 말했다. “사람의 감정은 나이와 절대적으로 비례하지 않아요. 노민준 씨를 좋아할 때는 다 알고 좋아했다고 생각해요?” 노민준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생각처럼 되지는 않을 거예요. 제가 그만둘 일도 없고요.” 노민준은 회사에 남아 심동하를 감시할 생각이었다. 심동하는 그 말에도 전혀 영향받지 않았다. “마음대로 하세요.” 파티장으로 돌아와 보니 고지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파티장은 에어컨이 빵빵했지만 고지수는 심동하가 준 외투를 걸치지 않고 손에 들고 있었다. 심동하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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