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0화
‘해고라...’
해고는 확실히 하나의 해결책이었다.
“지수 씨는 어떻게 생각해요?”
‘나?’
고지수는 잠시 그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마치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심동하가 자신의 의견을 고려하겠다는 뜻처럼 들렸다.
하지만 이건 엄연히 명안 내부의 문제가 아닌가. 그녀가 끼어들 자리는 아니었다.
둘의 시선이 잠시 맞닿았고 실내는 묘하게 고요했다.
심동하의 눈빛은 점점 어두워졌다. 깊은 눈동자 속의 온기가 조금씩 사라져가는 것이었다.
“말해요.”
짧은 그 한마디가 엄청난 압박감을 주었다.
고지수는 이 순간 절대 함부로 대답해서는 안 된다는 걸 직감했다.
하여 한참을 곰곰이 생각하던 와중, 문득 아들 노재우가 떠올랐다.
‘만약 노민준이 이 고액 연봉의 직장을 잃게 된다면 나야 속 시원하겠지만... 재우는? 앞으로 빵조차 먹기 힘든 나날을 보내게 될지 몰라.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명안의 일에 끼어들어 심 대표님의 결정을 좌지우지할 자격이 있나?’
“대표님 뜻대로 하세요.”
“길바닥에 나앉을까 걱정은 안 돼요?”
“설마요. 두 손 두 발 멀쩡한데...”
“혹시 노민준 씨를 돕고 싶은 거예요?”
“...”
그럴 마음은 전혀 없었다.
혼자 퍽 고소하다고 외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혹시 고지수 씨가 바란다면 노민준 씨를 해고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러자 고지수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놀란 눈이 심동하의 차가운 시선과 맞부딪혔다.
그의 눈동자에 비친 건 자신의 모습, 하지만 그 차가운 시선 속에 알 수 없는 음울한 빛이 섞여 있었다.
마치 그녀를 사냥감처럼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고지수의 심장이 순간 철렁하며 흔들렸다.
그녀는 서둘러 심동하의 시선을 피했다.
옆에서 서 있던 비서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지, 이 전개는? 만약 이번 사건이 정말 노민준 씨를 겨냥한 거라면 회사는 당연히 그 사람을 버리고 형세를 지켜야 해. 그런데 대표님은... 지금 제정신인가?’
심동하는 다시 반복했다.
“지수 씨 말대로 할게요.”
너무나도 진지했다.
그 태도가 고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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