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2화
노민준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회사가 어떻게 온라인 구석구석에 흩어진 모든 소문을 다 끌어모아 인쇄해 와서는 눈앞에 한 장 한 장 펼쳐놓고 사실 여부를 대조하며 캐묻고 위험도를 따져 묻는지.
온몸이 불편했다.
회사에서 결코 낮지 않은 위치에 있는데 지금은 죄인처럼 붙잡혀 심문을 받고 있었다.
점점 짜증이 올라왔다.
“기억이 잘 안 납니다.”
홍보팀에서 그를 상대하는 이는 깐깐한 인상의 남자였다.
그는 안경을 치켜올리며 담담히 말했다.
“노 팀장님, 이번 건의 파급력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저희 업무에 협조해 주셔야 팀장님께도 그나마 이득이 될 거예요.”
그러자 노민준의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졌다.
“정말 기억이 안 난다니까요!”
상대는 곧바로 받아쳤다.
“그렇다면 잠시 기다려 주시죠.”
노민준은 거의 무너질 듯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대체 내가 언제, 누구를 건드려서 이런 식으로 공격당하는 거지?’
첫 번째로 떠오른 건 심동하였다.
그러나 이 일은 결국 심동하에게도 불똥이 튈 터였다.
곧이어 심동윤이 머릿속을 스쳤다.
이미지를 완전히 망가뜨린다면 고지수의 앞에서 노민준이 밀려나게 만들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심동윤에게는 이 정도 판을 짤 돈도, 능력도 없었다.
노민준의 마음은 뒤죽박죽으로 흐트러졌다.
그때, 문이 벌컥 열리더니 조금 전 나갔던 직원이 고지수를 데리고 들어왔다.
“죄송합니다, Rita 선생님. 저희도 도저히 방법이 없어 부득이하게 Rita 선생님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노민준의 머리가 또다시 ‘웅’ 하고 울렸다.
조금 전 직원들이 조목조목 들이밀며 추궁하던 장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자신의 추악함, 방탕함, 문란한 행태가 그대로 까발려지고 있던 순간이었다.
허겁지겁 자리에서 일어나는 노민준의 손바닥에는 땀이 배어 나왔다.
귀에는 환청처럼 질문들이 맴돌았다.
“상대와 부적절하게 친밀한 행동을 한 적이 없습니까?”
“상대와 금전 거래가 있었습니까?”
“성관계가 있었습니까?”
“사진은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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