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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다행히도 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덧붙이지 않았다. 정작 터져버린 건 따로 있었다. 바로 심민지였다. 톡이 연달아 날아왔고 메시지는 간단하면서도 날이 서 있었다. [두 사람 뭐야? 왜 나한테 말 한마디 없어?] [그래도 심 대표 옆에 있으니 안심되네.] 심동하는 말없이 그릇을 식기세척기에 넣으며 물었다. “오늘 원래 일정이 뭐였어요?” “사진 찍으러 나가려 했어요.” 그는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그럼 내가 데려다줄게요.” “지금 벌써 여덟 시잖아요? 그 기자가 라이브 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사람 붙여놨어요. 무슨 일 생기면 바로 보고 들어올 거예요.” “그래도 너무 태평한 거 아니에요?” “난 내 직원들 믿어요. 괜히 고액 연봉 주는 게 아니죠.” 고지수는 잠깐 멈칫하다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러고 보니 나 신발도 안 챙겨왔네요.” “아침에 사람 시켜서 가져오게 했어요.” 문가에 놓인 여성용 운동화가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가슴이 살짝 뛰었다. ‘진짜... 세심하네.’ 심동하는 그녀가 어떤 풍경을 찍고 싶은지 묻더니 대답을 듣고 곧장 도심 속 작은 마을로 차를 몰았다. 오전 8시 반쯤, 참다못한 고지수가 입을 열었다. “그 기자 뭐라고 터뜨렸어요?” “내가 사람 시켜서 자기를 협박했다고. 진짜 내용은 밤 8시에 올린다던데.” “그 기자도 만만찮네요. 인터넷 반응은요?” “뻔하죠. 몰려다니면서 악플이나 달고.” 그는 핸드폰을 조작하다가 한 장을 찍고는 그녀에게 화면을 보여줬다. “이거 봐요. 나 실력 좀 는 것 같지 않아요?” ‘이 사람, 너무 태연한 거 아니야?’ “네. 실력 늘었어요.” 그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자 고지수는 속으로 감탄했다. ‘와, 인정이다. 이 정도로 침착할 수 있다니... 왜 그 큰 회사 대표인지 알겠다.’ 그는 몇 걸음 앞서가다가 그녀가 따라오지 않자 뒤돌아섰다. “혹시 다른 데 가고 싶어요?” 그가 서 있는 자리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허름한 만둣가게 옆이었지만 그의 분위기엔 묘하게 손댈 수 없는 격조가 있었다. “아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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