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2화
고지수에게 그 계약서에 서명한다는 건 단순히 60억 원을 얻는다는 의미만은 아니었다. 그건 그녀와 심동하의 관계가 더 가까워졌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제 그들은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전우’이자 서로에게 친한 친구가 되었고, 그래서 고지수는 심동하 앞에서 한결 자연스러워졌다.
“재우한테는 뭐라고 설명할지 생각해 봤어요?”
그 순간 고지수는 마치 아들에게 새아빠를 소개하는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지금 이 새아빠를 데리고 아이에게 인사하러 가는 길이었다.
그러자 그녀는 가볍게 웃었다.
“굳이 설명할 필요 없어요. 저랑 재우 관계도 좀 애매하거든요.”
고지수는 처음으로 누구 앞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꺼내놓았다.
“재우는 제가 낳고 키웠으니 완전히 끊어내는 건 어렵겠지만 걔가 그때 한 일은 제 마음에 가시처럼 박혀 있어요. 그 가시가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고 제가 아이한테 조금이라도 마음이 약해지려는 순간마다 그게 저를 다시 찌르고 또 찌르더라고요. 그래서 웬만하면 안 보려고 해요.”
“하지만 그렇다고 눈앞에서 애가 잘못되는 걸 그냥 보고 있을 수도 없잖아요. 저랑 노민준은 이미 이혼했고 재우의 양육권은 그 사람한테 있어요. 제가 제 인생에서 무슨 결정을 하든 그 사람한테 의견을 물을 필요는 없어요. 앞으로 제가 누굴 만날 때 노민준이 받아들이기 싫어도 받아들여야 해요.”
“그럼 다행이네요.”
“...”
‘뭐가 다행인데?’
심동하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방금 계속 생각했거든요. 재우가 우리의 결혼 소식을 알면 날 두들겨 패서 내쫓는 거 아닌가 하고요.”
차가 교차로에 도착하고 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뀌자 심동하는 천천히 브레이크를 밟았다. 차는 부드럽게 멈춰 섰고 그는 고개를 돌렸다.
“선생님, 혹시 재우가 저한테 화내면 저를 좀 보호해 줘요.”
“...”
고지수는 어색하게 ‘네’ 하고 대답한 뒤 고개를 돌려 창밖을 봤다.
얼굴도 잘생긴 사람이 일부러 ‘선생님’이라고 부르면서 저런 말까지 하다니.
‘이건 반칙이잖아. 분위기가 좀 그런데...’
“선...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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