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4화
장민영은 노재우를 안아 들고 고지수의 방으로 달려갔다.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놨지만 그걸로는 충분하지 않아 장민영은 샤워기를 틀고 노재우의 몸 위로 따뜻한 물을 흘려보냈다.
뜨거운 물이 목욕가운을 적셨고 그 따스함이 서서히 아이의 피부에 전해졌다. 장민영은 다른 손으로 노재우의 손을 꼭 잡았는데 얼음덩이 같이 너무 차가워서 깜짝 놀랄 정도였다.
어쩐지 멀쩡하다가 갑자기 왜 또 열이 올랐나 했더니, 아마 그때도 이렇게 밤중에 몰래 찬물에 들어갔던 것 같았다.
장민영은 속이 부글부글 끓으면서도 노재우가 걱정됐다. 그리고 고지수가 화가 난 게 눈에 보이니 차마 그녀까지 노재우를 혼낼 순 없었다. 괜히 불에 기름 붓는 꼴이 될까 봐 장민영은 고지수를 달래줬다.
“아가씨, 너무 화내지 마세요. 여긴 제가 있을 테니까 아가씨는 주방에 가서 생강차를 끓여주실래요? 냉장고에 콜라가 있으니 그거랑 같이 끓이면 딱이에요.”
고지수는 아무 말 없이 몸을 돌려 주방으로 향했다.
노재우는 초점 없는 눈으로 그녀의 뒷모습을 끝까지 따라가다가 완전히 사라지자 천천히 눈가가 붉어졌다. 그리고 이내 눈물이 뚝 하고 떨어졌다.
장민영은 속으로 씩씩거렸다.
“도련님, 왜 자기 몸을 이렇게 막 대하는 거예요!”
하지만 노재우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욕조의 물이 적당히 차자 장민영은 조심스레 노재우를 그 안에 앉혔고 수건을 적셔 욕조 밖으로 드러난 아이의 어깨 위에 걸쳐주었다. 차가웠던 몸이 조금씩 따뜻해졌고 창백하기만 하던 피부가 서서히 빨개지기 시작했다.
그제야 장민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고지수는 주방에서 생강차를 끓이고 있었고 타오르는 가스불 불꽃을 바라보는데 그게 꼭 자신의 가슴속에서 치솟는 불 같았다. 그녀는 설마 노재우가 이런 방법을 쓸 줄은 몰랐다. 그녀의 옆에 더 오래 있기 위해 일부러 자기 몸을 희생했을 줄이야.
고지수는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꾹 눌렀다. 그녀는 너무 화가 났지만 동시에 노재우가 이렇게까지 하는 건 자신 때문이라는 걸 잘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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