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5화
고지수는 그 메시지를 보고 멍해졌다. 자신이 잘못 본 줄 알고 눈을 비비고 다시 여러 번 읽어봤지만 잘못 본 게 아니었다.
‘해결하겠다고? 어떻게? 전화로? 톡으로? 아니면 여기로 오겠다는 건가?’
[30분 안에 도착할 것 같아요.]
고지수는 심동하가 당장 집에 찾아올까 봐 당황해서 허겁지겁 답장을 쳤다.
[괜찮아요! 제가 해결할 수 있어요.]
[아까는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요?]
[그렇긴 한데 대표님께서 이렇게 늦은 시간에 여기까지 오시려면 너무 번거롭잖아요.]
[내가 번거로울까 봐 싫은 거예요, 아니면 그냥 내가 가는 게 싫은 거예요?]
고지수는 다시 멍해졌다. 그 두 가지는 전혀 다른 의미라는 걸 그녀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고지수는 휴대폰을 꼭 쥔 채 주방 한가운데 서 있었고 등이 환하게 켜져 있지만 그녀의 마음은 끝없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듯 불안하고 무력했다. 감정의 파도가 쉼 없이 몰려왔다.
[난 남자니까 재우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해 줄 수 있고 얘기 나누기 편할 거예요. 지수 씨, 내가 가서 도와줘도 돼요?]
고지수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네’하고 답장을 보냈다.
심동하는 20분 만에 도착했고 초인종 소리가 울리자 고지수는 왠지 긴장해서 가슴이 쿵쿵 뛰었다. 그런데 한편으로 조금 기대되기도 했다.
그녀가 문을 열자 밖에 서 있는 심동하가 보였는데 평소처럼 빳빳한 슈트 대신 편안한 티셔츠에 조거 팬츠 차림이었다. 머리를 감았는지 이마 위로 부드럽게 내려앉은 앞머리가 그의 차가운 인상을 덮어주고 있었고 평소보다 훨씬 젊어 보였다.
만약 밤이 아니었으면 고지수는 그 모습을 보고 심동하가 일부러 이런 차림으로 왔는지 착각할 뻔했다. 노재우와의 나이 차이가 부담될까 봐 훨씬 젊어 보이게 말이다.
“괜찮아요?”
심동하의 첫마디는 예상 밖이었다.
“네. 전 괜찮아요.”
“아주머니께서 아직도 재우를 보고 계세요?”
그는 아무렇지 않게 신발을 벗고 들어왔는데 동작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마치 늦게 퇴근하고 집에 돌아온 남편이 말 안 듣는 아들을 혼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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