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3화

음성 변조기를 거친 목소리는 날카롭고 차가웠으며 감정 기복이 없었다. 고지수는 휴대폰을 꼭 쥐며 간신히 진정했다. ‘침착해야 해, 침착하자.’ 눈빛은 차가웠고 고지수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평소와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떻게 당신이 내 아이를 데리고 있다는 걸 믿어야 하죠?” “누구랑 통화해요?” 노재우의 목소리가 갑작스레 들려왔고 고지수는 심장이 멎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노재우의 목소리가 분명했고 고지수가 착각할 리가 없었다. “노...” “띠리리리—” 전화가 바로 끊겼고 고지수는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다시 걸자 이번엔아예 전원이 꺼져 있었다. 장민영이 다가오며 물었다. “아가씨, 무슨 일 있어요? 얼굴이 안 좋아요.” 멍했던 정신을 추스르고 고지수는 눈을 감고 마음을 진정시켰다. “재우가... 누군가에게 납치된 것 같아요.” 깜짝 놀라며 장민영이 물었다. “납치? 어떻게요? 재우는 노씨 집안에 있는 거 아니었어요?” 고지수도 답을 알고 싶었고 즉시 노민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노민준은 전화를 바로 받았다. “지수...” 청명하게 튀어나온 한 목소리가 고지수의 차가운 목소리에 의해 끊겨버렸다. “재우 어디 있어?” “재우?” 잠시 멈칫하던 노민준은 말을 이어갔다. “집에 있을 텐데, 왜 갑자기 물어보는 거야?” “방금 납치범에게 전화가 왔는데 확인하려고. 재우가 당신 곁에 있어?” 노민준의 얼굴빛이 굳어지고 목소리는 엄숙해졌다. “급해하지 말고 기다려. 지금 바로 집에 있는 이모한테 확인해 볼게.” “응.” 전화를 끊고 노민준은 바로 집으로 전화를 걸었고 노재우가 아직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노민준의 머릿속이 ‘윙’ 하고 울리며 의자에 멍해 앉아 있었다. 정신을 겨우 가다듬고 노민준은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 몇 초 만에 차에 타 시동을 걸었다. 노민준은 고지수에게 전화를 걸며 앞만 바라보았다. 차 유리창에 비친 노민준의 눈빛은 지금까지 본 적 없던 섬뜩함이 서려 있었다. ‘그 누구도 재우를 건드릴 수 없어. 절대 아무 일도 생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