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4화
그 한마디는 힘은 없었지만 뼛속 깊은 후회가 묻어났다.
노민준은 저도 모르게 그녀의 말을 속으로 따라 읊조렸다. 그 단어 하나하나가 가슴에 못을 박았다.
깊게 숨을 내쉬면서 노민준은 발코니로 걸어나가 전화를 걸었다. 연결음이 끊기자마자 짧고 낮게 말했다.
“엄마지.”
귓가로 웃음소리가 들려왔고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노민준은 이미 알아차렸다.
숨이 막히는 절망이 단칼에 내려앉았다. 노민준은 당장이라도 은소희의 죽여버리고 싶었다.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야?”
방안에서 고지수가 들을까 봐 노민준은 이를 악물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돈이 필요하니까.”
태연자약한 은소희의 목소리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것 같았다.
“너희가 안 하니까 내가 해야지. 겨우 10억 원인데 고지수가 그 돈이 없는 것도 아니잖아.”
“미쳤어? 당장 재우를 돌려보내.”
“안돼.”
단호한 목소리였다.
“용기 있으면 신고해 봐. 경찰이 네 친엄마이자 갓 출소한 나를 잡아가서 돈이 왜 필요했는지 묻는다면 상속의 비밀에 대해 다 얘기할 거야.”
“그만해.”
노민준의 눈동자는 핏빛으로 달아오르며 턱은 잔뜩 굳어 있었고 온몸은 팽팽히 당겨진 활시위처럼 당장이라도 터져 나올 기세였다.
만족스러운 듯 웃으며 은소희가 말했다.
“나는 네가 올바른 선택을 하리라 믿어. 그렇지?”
그러고는 대답할 틈도 주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노민준은 손마디에 피가 안 통해 하얗게 될 정도로 휴대폰을 거칠게 움켜쥐었고 화면에 금이 가버렸다.
그가 고개를 돌리자 고지수는 무력하게 소파에 앉아 있었다. 장민영이 물을 내밀며 달랬지만 그녀는 괜찮다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눈이 달린 사람이라면 고지수가 괜찮지 않다는 것을 얼마든지 알 수 있었다.
방 안으로 들어오며 노민준이 말했다.
“내가 유치원 CCTV 좀 보고 올게.”
“그래.”
“돈 문제는 내가 방법을 찾아볼게.”
고지수는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입을 열었다.
“그렇게 큰돈 없잖아.”
10억 원 상당의 금괴라니.
확실히 노민준은 그 돈을 마련할 수가 없었고 아무 말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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