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7화
노재우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고 그저 침대 위에 조용히 누워 마치 깊이 잠든 듯 움직이지 않았다.
은소희는 그의 뺨에 얼굴을 대며 다정한 척 속삭이자 노재우는 금세 고개를 돌리며 혐오를 드러냈다.
“역시 안 자고 있었구나.”
은소희는 그의 얼굴을 억지로 두 손에 감싸 쥐었다. 입은 테이프로 막았고 눈은 검은 천으로 가려져 있어 원래도 작은 얼굴이 남은 부분만 드러나 있어 어쩐지 더 안쓰럽게 보였다.
“재우야, 할머니 좀 도와줄래? 난 누구도 해치고 싶지 않아. 그저 네 엄마가 돈을 내주기만 하면 돼.”
하지만 노재우는 고개를 틀어 외면했고 은소희는 다시 그의 얼굴을 억지로 돌려놓고 부드럽게 뺨을 쓸어내렸다.
겉보기에는 다정한 손길이었지만 뱀의 차가운 혀가 스칠 때처럼 소름 끼쳤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으면 울기라도 해볼래? 넌 잘 울잖아? 예전에 네가 엄마 붙잡고 애원할 때처럼 지금도 그렇게 울어주면 안 될까?”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노재우는 뒤로 묶인 작은 손으로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테이프와 검은 천에 가려진 얼굴 아래에는 두려움과 분노가 억눌린 채 떨리고 있었다.
그는 아직 어린아이였지만 마음속으로는 이제라도 성장해서 엄마를 지켜야 한다고 다짐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갇혀 오히려 엄마를 위협하는 인질이 되어 엄마에게 짐이 되었다.
‘엄마가 친할머니가 날 이용해 돈 뜯어내려는 걸 알게 된다면 날 더 미워하실 거야. 그렇게 둘 수는 없어...’
노재우는 터져 나오는 눈물을 꾹 삼켰다.
‘절대로 할머니 뜻대로 되게 두지 않을 거야.’
그때 은소희는 아무 반응 없는 노재우를 두고 벌떡 일어나 노민준의 전화를 받았다.
“아이는 내 손에 있고 당연히 돌려줄 수 없지. 넌 내 아들이니 내가 돈 때문이라면뭐든 할 수 있다는 걸 알잖아. 시험해 볼래? 내가 지금 당장 재우의 울음소리를 들려줄 수도 있어.”
핏줄이 터질 듯 노민준이 소리쳤고 차를 운전할 수조차 없어 급히 길가에 세우고는 악을 썼다.
“엄마, 미쳤어?”
“내가 몇 번이나 말했니? 고지수는 돈이 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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