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1화
“이건 지수 씨가 의뢰한 조사 내용이에요?”
“네.”
“내용은 아주 상세하네요. 노씨 가문을 계속 주시하라고 했어요?”
“네.”
“내용은 다 읽어 본 거예요?”
“아니요.”
심동하는 자신보다 더 간결하게 말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그는 손에 쥐었던 아이패드를 내려놓더니 고지수를 바라보았다.
고지수는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고 있었고 언뜻 보면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표정이었지만 자세히 보면 눈이 조금 붉고 코끝도 살짝 빨개졌으며 귀도 약간 붉어져 있어 방금까지 울었던 티가 났다.
그녀의 손가락은 휴대전화 화면을 이리저리 터치하며 분주해 보였으나 심동하의 예리한 눈으로 볼 때 그녀는 그저 홈 화면에 있는 앱들을 의미 없이 옮기고 있을 뿐이었다.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막상 진정되고 보니 조금 전 눈물을 흘리던 모습이 창피했기 때문이다.
심동하는 입꼬리를 씰룩거리더니 웃음을 꾹 참고 말했다.
“아직도 다 못 봤어요? 어떤 부분을 안 봤는데요?”
“회사 상황 부분이요.”
“그 부분은 정말 중요한 부분이에요.”
“봐도 너무 역겨워서요.”
심동하는 내용을 자세히 읽어본 후 간결하게 요점을 전달했다.
“나원 그룹은 현지에서 비즈니스 상대를 찾지 못해 다른 소규모 도시로 눈을 돌렸어요. 현재 상황으로 보아 최소 8억 원대가 되는 규모의 프로젝트가 있어야만 회사의 정상적인 운영을 유지할 수 있지만 이미 확정되어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일억원 정도밖에 안 돼요.”
“네.”
고지수는 여전히 심동하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심동하는 괜찮은 척 아이패드를 다시 내려놓더니 말했다.
“제가 이 일에 관여하지 말았으면 하는 거죠?”
“네.”
이 점을 인지한 사람은 심동하만이 아니었다.
유현숙 역시 인지했고 그녀는 결국 손을 떼기로 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노씨 집안은 다른 지역에서 비즈니스 업체를 찾는 것조차 불가능했을 것이다.
심동하는 자신의 넥타이를 가볍게 정리하더니 분석을 이어갔다.
“현재 지수 씨의 스튜디오는 나원 그룹과 사업 영역이 겹치지 않아요. 게다가 스튜디오도 이제 막 시작하는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