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2화
12월에 접어들자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외출하려 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었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줄어든 거리는 쓸쓸한 겨울의 정적에 잠긴 듯했다.
낮의 쓸쓸함과는 반대로 밤이면 강과 호수, 산을 따라 자리한 연회장과 화려한 저택들은 오히려 열기로 가득 찼다.
연말이 다가오자 각종 기업의 송년회와 재무 보고, 상업적 교류를 위한 자리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매년 이맘때면 노철수의 책상에는 초대장이 눈송이처럼 쏟아져 쌓였고 비서가 실용적인 것만 골라 전달해도 그 양은 여전히 상당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에는 초대장이 불쌍해 보일 정도로 적었다.
고작 몇 장의 대형 행사 초대장만이 눈에 띄었고 그마저도 대량으로 발송된 형식적인 초대장에 불과했다.
그는 시간에 맞춰 도착해 이번 기회에 몇몇 관계자들과 친분을 다지고 합작 기회를 만들어 보려고 했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경험 많은 사람들이어서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으나 일단 프로젝트의 이야기만 나오면 바로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동하 대표님의 옆에 있는 여자분은 혹시 약혼녀인가요?”
“맞아요. 정말 아름다운 분이죠? 최근 저도 여러 번 봤는데 항상 심동하 대표님과 함께 있거나 은퇴한 심씨 집안 어르신과 동행하더라고요.”
“보아하니 심 씨 어르신도 며느리를 상당히 마음에 들어 하시나 봐요.”
“그럼요. 이미 별장 한 채를 선물로 줬다고 하던데요.”
“그럼 이후에 아이를 낳으면...”
주위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노철수의 귀에 들려왔다.
그는 천천히 연회장 내부를 둘러보더니 바로 심동하 옆에 서 있는 고지수의 모습을 포착했다.
그녀는 연한 색상의 심플하고 우아한 롱드레스를 입고 있어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고지수는 비록 심동하의 팔짱을 끼고 있었지만 의지하려는 모습은 전혀 없었고 이 화려하고도 우아한 연회장 한가운데서도 마치 자신의 무대에 선 여왕처럼 당당하고도 단호했다.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남자의 뛰어난 능력과 여자의 미모가 조화를 이루며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노철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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