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화
은소희는 아들의 말에 머리가 다 지끈해 나는 것 같았다.
그녀는 분노를 간신히 참아내며 침착한 목소리로 물었다.
“숙려기간 그거, 종료일이 언제야?”
노민준이 순간 멈칫했다.
고지수가 정말 이혼하려고 들 줄은 몰랐기에 날짜 같은 건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가 얘기했던 시간에 따라 대충 계산해 본 노민준이 손을 움찔 떨었다.
“다음 달 9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 알았다.”
은소희는 두 사람을 이혼시킬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노민준의 마음이 어떻든 고지수는 꼭 그녀의 며느리여야만 했다.
노민준은 전화를 끊은 후에도 한참을 넋이 나간 얼굴로 있었다. 그러다 오후 업무시간이 다 되어서야 천천히 정신을 차렸다.
퇴근 시간.
윤혜리는 노민준이 퇴근하려고 나오자마자 그의 뒤를 따라갔다.
“팀장님, 도와주세요. 저 정말... 부탁할 곳이 팀장님밖에 없어서 그래요. 저랑 같이 대표님 좀 만나러 가주세요. 네? 딱 한 번이면 돼요.”
“시간 없어.”
노민준은 그렇게 말하며 차 문을 열었다.
윤혜리가 그의 차량 앞에 딱 멈춰서서는 앞길을 가로막았다.
“팀장님도 이번 일에 책임이 있으시잖아요.”
“책임? 무슨 책임? 우리가 언제 부적절한 관계라도 맺었나?”
윤혜리는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세게 맞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제 와서 모른 척하시려는 거예요? 저한테 그러시면 안 되죠!”
노민준은 차갑게 웃더니 조롱하는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내가 언제 너 건드린 적 있어? 네 몸에 손댄 적 있냐고.”
윤혜리의 손이 미세하게 떨려왔다. 그리고 그녀의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요...?”
노민준은 불필요한 대화는 하고 싶지 않다는 듯 그녀를 바닥에 밀쳐버리고는 다시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윤혜리는 매정하게 떠나버린 차량을 보며 노민준과 함께했던 지난날을 하나둘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막 명안 입사했을 때 기존 직원들의 텃세에서 구출해 준 것도 노민준이었고 그녀가 회식 자리에서 억지로 술을 마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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