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5화
심동하가 고지수의 손목을 붙잡고 자기 쪽으로 살짝 끌어당기자 자연스레 그의 품속으로 안겨버렸다.
코끝엔 심동하의 몸에서 풍겨 나오는 맑고 산뜻한 향이 가득했고 옷을 통해 그의 체온이 은근히 전해졌다. 온도는 높지 않았지만 고지수는 이상하게도 뜨겁게 느껴졌다.
그녀는 몸을 조금 움직이며 놓아달라고 신호를 보냈지만 심동하는 오히려 팔을 더 단단히 조였다.
손은 고지수의 허리를 가볍게 누르고 있었고 함부로 움직이지는 않았지만 완벽한 제어력이 느껴졌다.
“한 번만 안을게요.”
고지수한테 대답할 틈도 주지 않고 심동하는 다시 말을 꺼냈다.
“왜 이런 방에서 지내요? 제작진이 일부러 괴롭히는 거예요?”
“괴롭히는 건 아니고 그냥 돈을 조금밖에 안 줬어요. 이 방도 그렇게 나쁜 건 아니에요.”
“밥은 잘 먹고 있어요?”
“그럭저럭요.”
“살 빠진 것 같은데요.”
“동하 씨 착각이에요.”
잠시 조용해지더니 심동하가 주머니에서 현금다발을 꺼내 고지수에게 내밀었다.
“이게 뭐예요?”
“돈이요.”
“그건 알아요.”
고지수가 속으로 혀끝을 찼다.
‘누가 돈인 걸 몰라?’
심동하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예능 촬영 다 조작이라면서요?”
고지수는 할 말을 잃었다.
“적게 줬으면 이 돈을 섞어 써요. 어차피 정확한 액수를 모를 거예요. 다 쓰면 내가 또 가져다줄게요.”
고지수는 웃음이 터질 것 같아 입술을 꾹 눌렀다.
‘심동하 생각보다 귀엽네.’
“이건 안 돼요. 나중에 방송 나가면 금방 들킬 거예요.”
심동하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럼 두 장만 가져요. 밥이라도 좀 제대로 먹어요.”
고지수는 며칠째 먹을 게 없다고 투덜대던 심민지가 떠올라 조심스럽게 두 장만 빼냈다. 꼭 먹이를 숨기는 다람쥐처럼 숨겼다. 심동하는 나머지 돈을 챙기고 고지수의 허리를 누르던 손에 힘을 조금씩 빼며 그녀를 품 안 깊숙이 끌어안았다.
“휴대폰은 제작진이 가져갔어요?”
“네, 촬영용으로 새 걸 줬어요.”
심동하가 휴대폰을 꺼냈다.
“번호 불러줘요.”
고지수가 번호를 말하자 심동하는 곧장 저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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