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0화
노민준은 고지수를 붙잡아 뭔가 말하고 싶었지만 고지수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그대로 그를 지나쳐 떠나갔다.
쫓아가고 싶었지만 그는 아직 조서를 작성해야 해서 발길을 뗄 수 없었다.
그저 고지수가 점점 시야에서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노민준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문득 생각했다. 오늘의 고지수는 유난히 달라 보였다.
대체 뭐가 달라진 건지 딱히 말할 수는 없었지만 그는 직감적으로 그녀 옆에 지금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하지만 그 곁에 있는 사람은 이제 그가 아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고지수는 조수석에 앉아 고개를 돌린 채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시선은 허공 어딘가에 멈춰 있었고 너무나 조용했다.
마치 이 차 안에 그녀라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고요했다.
심동하는 그녀의 뒷머리밖에 볼 수 없었다.
얼굴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굳이 보지 않아도 지금 그녀의 감정은 아주 좋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배고프지 않아요?”
심동하가 물었다.
짧은 침묵 끝에 고지수가 대답했다.
“안 고파요.”
차는 터널 속으로 들어갔고 노란 조명이 교차하며 차 안을 비추었다.
무대 조명처럼 밝았다가 어두워지며 이를 반복했다.
“나...”
심동하가 옆눈질하며 물었다.
“왜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사건이 끝난 지금 그녀는 그저 부모님의 묘소에 가고 싶었지만 지금은 심동하가 곁에 있으니 오후에 혼자 갈 생각이었다.
심동하는 더 묻지 않았다. 대신 점심으로 뭘 먹고 싶냐고 물었지만 대답이 없자 스스로 정해버렸다.
아주머니에게 고지수가 좋아하는 반찬들을 부탁해 집으로 보내기로 했다.
집에 도착해 문을 열었을 때 음식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다.
고지수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심동하가 설명했다.
“내가 직접 하려고요.”
“당신이요?”
“내가 만든 게 먹고 싶어서요.”
고지수는 고개를 끄덕이고 거실로 갔다.
그 순간 왠지 모를 막막함이 밀려왔다.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다는 걸 모르는 게 아니었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손대고 싶지 않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