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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고지수는 여행 계획표를 손에 쥐고 나서부터는 다른 사람들에게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조용히 혼자서 그것을 들여다보았다. 어차피 심영태가 고지수를 부른 것도 그녀와 이야기하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고지수는 바보가 아니었다. 심영태의 의도는 분명했다. 그가 보여주고 싶은 건 어떤 여자가 심동하에게 어울릴 만한지, 어떤 여자가 심동하를 도울 수 있는지였다. 그리고 고지수는 그런 여자들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직접 보게 하려는 것이었다. 아마도 심영태가 진짜 바랐던 건 고지수가 심동하와 민도연을 자신이 직접 중매하는 모습을 보고 분노하거나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래야 고지수를 나무라거나 결혼 약속을 취소할 명분을 얻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아쉽게도 고지수는 어제 민도연을 본 순간 이미 심영태의 속내를 어림잡아 짐작하고 있어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게다가 심동하의 태도는 너무나도 만족스러웠다. 그래서 그녀는 전혀 화가 나지 않았고 오히려 웃음이 났다. 고지수가 여행 계획표를 보고 있을 때 갑자기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심영태가 의아한 표정으로 문을 바라보다가 다시 고지수를 보았다. 고지수 역시 고개를 들어 심영태를 바라보았고 두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심동하의 비서에게로 향했다. 비서가 웃으며 말했다. “아마 외국 지사 책임자분이 도착하신 것 같습니다.” 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문을 열었다. 들어온 사람은 정말로 외국 지사 책임자, 반야였다. 반야는 방 안의 심영태와 민건에게 인사를 한 뒤 시선을 고지수에게로 돌렸다. 비서가 소개했다. “이분이 사모님이십니다.” 반야는 즉시 공손히 인사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고지수도 인사에 답했다. 그때, 안쪽 방에서 심동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반야가 왔나?” “네, 심 대표님.” 비서가 대답하자 심동하는 방 안에서 나왔다. 그의 목소리는 담담하고 절도 있었으며 완전히 업무 모드였다. “왔군요. 저와 민도연 씨가 당신이 제출한 시장 평가서를 보고 있었어요. 당신이 직접 그녀와 얘기하세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면 비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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