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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심동하가 무대 위로 올라서자 그를 향해 있던 수많은 기자는 쉼 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그와 동시에 플래시도 쉴 틈 없이 터졌다. 그럼에도 그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당당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유지했다. 말투는 또렷했고 음색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하나하나의 단어가 리듬감 있게 떨어졌고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은 저절로 고개를 들고 숨을 죽인 채 바라보게 되었다. 심동하의 말 한마디, 작은 표정 하나가 순식간에 현장의 분위기를 쥐락펴락했다. 진짜 말 그대로 압도적인 존재감이었다. 고지수는 무심결에 카메라를 들어 심동하에게 초점을 맞췄다. 곧이어 들리는 셔터 소리. 찰칵! 그 순간, 심동하의 움직임이 미묘하게 멈춘 듯했다. 고지수는 자신이 착각했나 싶어 다시 확인하려 했는데 렌즈 속 심동하의 시선이 곧장 그녀를 향하고 있었다. 그와 눈이 마주친 순간, 고지수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들켰다.’ 고지수는 정신을 가다듬으며 황급히 카메라를 내렸지만 방금 찍은 사진을 확인해 보니 너무 잘 나와 지우긴 아까웠다. 발표회는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현장에서 계약도 꽤 많이 성사되었다. 고지수 역시 오늘 촬영된 결과물과 최근 화제가 된 인물 사진 덕분에 업계에서 완전히 주목을 받았다. 실시간 검색어도 세 번이나 올랐고 명함은 한 뭉치나 모였다. “이 정도면 가격 올려도 되겠지?” “그럼요.” 혼잣말로 중얼거리던 고지수의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지수는 깜짝 놀라 몸을 홱 돌렸다. 심장이 아직도 쿵쿵 뛰고 있었지만 표정만큼은 침착하게 유지한 상태였다. “심 대표님.” “놀랐어요?” 그는 어느새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키가 크고 어깨도 넓은 그의 그림자는 고지수 위로 자연스레 드리워졌다. 그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그녀는 쉽게 눈을 맞추기조차 힘들었다. “아니요.” 잠시 머뭇거리던 고지수는 테이블에 놓인 샴페인을 들어 가볍게 들어 올렸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그를 보며 말했다.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심 대표님. 덕분에 오늘 이렇게 명함도 많이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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