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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고지수는 약국에 들러 심동윤의 상처를 치료할 약을 샀다. 심동윤은 한쪽으론 아프다고 엄살을 부리면서도 다른 한쪽으론 이 상황이 너무 즐거워 입꼬리가 귀에 걸리는 걸 꾹 참고 있었다. 송서아는 진짜 눈을 뜨고 이 상황을 볼 수 없었다. “고 선배, 오늘 노 선배가 좀 무서웠어요. 평소에도 고 선배를 그렇게 때려요?” “그건 아니야, 이상한 생각하지 마.” “너무 무서워서 깜짝 놀랐어요.” “미안해, 너까지 휘말리게 해서.” “그런 말 하지 마요. 길 가다 어떤 남자가 여자 끌고 가는 걸 보면 누구라도 나섰을걸요. 그러니까 고 선배,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고지수는 살짝 웃었다. 심동윤은 진짜 눈치 하나는 기가 막히는 청년인 것 같았다. “고 선배, 앞으로 어디 가든 저 데리고 가요. 저 노 선배가 고 선배를 다치게 할까 봐 두려워요.” 송서아는 속으로 눈알을 데굴데굴 굴렸다. 심동윤의 심보가 너무 적나라해서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을 정도였다. “괜찮아. 나 혼자서도 잘 해결할 수 있어.” 고지수가 단호하게 거절하자 심동윤도 더 이상 고집부리지 않았다. 약을 다 발라주고 고지수는 자기 방으로 돌아와 오늘 찍은 사진을 고르기 시작했다. 그러다 고개를 들어보니 방 안에 심동하의 옷 두 벌이 걸려 있는 게 시선에 들어왔다. 고지수는 옷을 돌려주려고 휴대폰을 들어 심동하에게 지금 방에 있는지 물었다. 오늘은 너무 정신없어서 미처 못 줬다. 하지만 심동하의 답장은 없었다. 다음 날이 되어서야 심동하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어젯밤 일찍 잤어요.] 그리고 메시지 하나가 더 있었다. [이치노세의 사진 전시회에 관심이 있어요? 마침 티켓이 있어요.] 고지수는 순간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세계적인 포토그래퍼의 전시회는 표 하나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런 기회를 고지수는 놓칠 수 없었다. [관심이 있어요.] [그럼 같이 가죠, 호텔에 돌아와서 제 옷을 가져갈게요.] 고지수는 OK 이모티콘을 보내고 호텔 프런트에 전화해 하루를 더 연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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