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화
갑작스러운 행동에 고지수는 온몸이 굳어버려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녀의 귓가에는 아직도 심동하의 뜨거운 숨결이 남아있었다.
둘이 같이 성인용품 가게에 들어온 것도 믿기지 않는데 다정하게 귓속말까지 하니 노민준은 자신의 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고지수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그녀가 장차 사모님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던 노민준은 서둘러 자리를 뜨려 했다.
“괜찮습니다. 저는 볼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
인사를 건네고 밖으로 나온 노민준은 다시 한번 고개를 돌려 그 둘을 바라보았다.
여자에게 가까이 다가간 심동하가 고개를 숙인 채 뭐라 말하고 있었는데 보면 볼수록 묘한 분위기의 여자가 궁금해졌다.
하지만 그녀와 심동하의 관계가 심상치 않아 보였기에 노민준은 이내 생각을 정리하고는 발걸음을 돌렸다.
“갔어요.”
노민준이 떠난 걸 확인한 심동하가 그제야 고지수에게서 떨어졌다.
그의 아우라에 눌려 자기도 모르게 숨을 참고 있던 고지수도 마침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아직도 싱숭생숭한 마음에 그녀는 농담을 하듯 물었다.
“아까 왜 제가 약혼녀라고 하셨어요?”
자신이 노민준을 만나기 싫어한다는 걸 알고 한 행동인 것 같아 고지수는 심동하가 자신의 정체를 알아챈 건 아닐지 의심이 들었다.
“파트너랑 이런 데를 왔다고 하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요?”
“...”
“별로 쑥스러워하지 않는 것 같은데, 그냥 사실대로 말할 걸 그랬나 봐요?”
“...”
“그런데 왜 날 여기로 데리고 들어온 거예요?”
“...”
심동하의 질문에 죄책감이 차오른 고지수가 다급히 해명했다.
“간판을 잘못 봤어요. 그래서 얼떨결에 들어온 것뿐이에요. 다른 생각은 전혀 한 적 없고요. 만약 제가 다른 마음을 품었다면...”
“이런 당돌한 행동은 하지 않았을 거예요.”
“이러면 대표님한테 차단당할 게 뻔하잖아요.”
그녀의 말에 심동하가 목소리를 낮추며 대꾸했다.
“전 선생님이 그쪽으로 하고 싶은 게 있으신 줄 알았죠. 만약 그런 거라면 전 맞춰줄 준비가 돼 있으니까 걱정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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