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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노민준은 밖으로는 나왔지만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 아무 생각 없이 걷던 그는 아파트 경비원한테 붙잡혀 온갖 쓴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다행히 초췌한 몰골 덕에 경찰서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경비원은 한 번만 더 무단침입하면 바로 신고하겠다고 경고를 하고서야 그를 보내주었다. ‘다시는 올 일 없을 텐데.’ 노민준은 집에 가서 간단히 씻은 뒤 여느 때처럼 출근을 했다. 그렇게 점심이 되었을 때, 노철수에게서 문자가 한 통 왔다. [이혼했어?] 그 문자를 보자마자 고통에 무뎌졌던 심장이 다시금 아파와서 노민준은 미간을 찌푸린 채 핸드폰을 던져버렸다. 퇴근한 노민준이 집으로 돌아가자 노재우가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 나와 그의 다리를 껴안으며 기대에 찬 눈을 하고 그를 바라보았다. “엄마는요? 엄마 데리고 온다면서요. 엄마 어딨어요?” 아이의 눈을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었던 노민준은 착잡한 마음에 긴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쪼그려 앉아 아이를 마주했다. “미안해. 아빠가 엄마 못 데려왔어.” “왜요?” 노민준의 말에 아이가 큰 눈에 눈물을 매달았지만 노민준은 차마 아이에게 사실을 알려줄 수가 없었다. “아빠랑 엄마 이제 같이 안 살아.” 노민준이 결론만 전하자 노재우가 그를 밀쳐내며 소리쳤다. “아빠 바람피워요?” “아니야.” “그럼 이혼했어요?” “응.” “난 그럼 엄마랑 살래요. 엄마한테 나도 데려가라고 해요!” “아빠가 그럼 엄마한테 물어볼게.” 아이의 앙칼진 목소리를 들은 건지 노철수가 2층에서 내려왔다. “부 집사, 재우 데리고 들어가.” 집사에게 안긴 노재우는 싫다고 떼를 쓰며 집사의 어깨를 두드렸지만 어린아이의 힘으로 어른을 당해낼 수는 없었다. 그래서 노재우는 유일한 믿을 구석인 노민준에게 애원할 수밖에 없었다. “나 내려놓으라고 해요! 엄마 찾으러 갈 거예요. 아빠! 나 엄마한테 데려다줘요. 나 엄마랑 살 거예요!” 하지만 노민준은 노재우의 인영이 사라질 때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재우는 노씨 집안 핏줄이야. 그러니까 이 집에 있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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