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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정말 심동하의 말처럼 노민준이 이혼하겠다고 찾아오자 고지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가방에 챙겨 넣었던 이혼서류를 꺼내 사인하라고 할 수도 있었지만 초췌해진 노민준의 모습에 마음이 약해진 고지수는 우선 그를 집안으로 들였다. “들어와.” 한 손으로 바닥을 짚고 힘겹게 일어서던 노민준은 미련과 망설임이라곤 없어 보이는 고지수의 태도에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노민준의 훤칠하기만 했던 얼굴에는 복잡한 심경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무거운 다리를 옮겨 테이블 앞으로 다가가 보니 그 위에 고지수의 사인이 이미 되어있는 이혼서류가 놓여있었다. 사인을 하려고 펜을 드는 순간, 노민준은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파와서 자기도 모르게 손을 떨었다. 노민준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쓰는 게 죽을 만큼 힘들었지만 지금은 이혼을 해야만 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그는 결국 고지수의 이름 옆에 자신의 이름을 적어넣을 수밖에 없었다. “재산은 안 나눠줘도 돼.” “아니야. 재우도 키워야 하는데 돈은 있어야지.” 유산은 좀 더 자세히 잘 알아본 뒤에 돌려줘야 했기에 노민준은 심호흡을 하며 사인을 마쳤다. 그렇게 사인을 하고 나니 심장이 갑자기 빠르게 뛰면서 귀에서 이명이 들리는 듯했다. “법원에는 내가 제출할게.” 고지수가 이혼서류를 챙기려 하자 노민준은 무슨 생각에서인지 갑자기 그녀를 막으며 말했다. “널 너무 사랑해서 이혼하겠다고 하는 거야. 이 말은 진심이니까 믿어줘.” 말을 할수록 목이 메어오는 걸 눈치챘지만 고지수는 마음을 다잡고 노민준 손 아래에 있는 이혼서류를 빼내었다. “이번엔 안 늦을 거야.” “기다릴게.” “아니, 내가 데리러 올게.” 자리에서 일어선 노민준은 고지수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지만 차마 진실을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아 결국 고개를 숙여버렸다. “미안해.” 그 말에 고지수는 미소를 지어 보였지만 그 부드러운 미소속에는 확고한 결심이 숨겨져 있었다. 고지수는 노민준을 용서할 생각이 없었기에 그의 사과를 바란 적도 없었다. 이혼서류를 다시 가방에 넣은 고지수는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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