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여수민은 따지고 묻고 싶었지만, 남민우가 이미 그녀를 끌어안았다.
“내가 데려가 줄게. 그리고 너도 소개해 줄게.”
남민우는 여수민의 손을 꽉 잡고, 거절할 틈도 주지 않은 채 몇 사람 앞까지 데려가 태연하게 소개했다.
“내 여자친구 여수민이야. 성대에 문제가 있어서 말을 못 해.”
그는 이 두 사람과 사이가 꽤 좋았다. 비록 학부 동기들은 이미 뿔뿔이 흩어졌지만, 대학원 동기들은 매일 붙어 지내다시피 해서 정이 깊었다.
“수민아, 이 둘이 내가 맨날 말하던 내 동기들이야, 안원호, 석호성. 이쪽은 1학기 후배 진서하.”
여수민은 손바닥을 꼭 쥔 채 고개를 끄덕였다.
시선은 어느새 진서하 손에 든 두 잔의 밀크티로 떨어졌다. 하나는 딸기, 하나는 구아바. 빨대에는 전부 립스틱 자국이 묻어 있었다.
눈이 시릴 만큼 거슬렸다.
진서하의 눈동자에는 거만함이 떠올랐다. 그녀는 여수민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온몸이 싸구려 물건투성이에, 색이 바래버린 에코백, 발에 신은 신발은 디자인부터가 어느 유명 브랜드를 베낀 짝퉁이었다.
어떤 가난한 사람들은 자기가 산 게 짝퉁인지 애초에 알지도 못한다.
진서하는 속으로 비웃으며 갑자기 손을 들어 그 말차 구아바 한 잔을 들더니 그대로 남민우 품에 쑥 안겼다.
“선배, 밀크티 돌려줄게.”
남민우는 일단 그것부터 받을 수밖에 없었고, 난처한 얼굴로 여수민을 바라보았다.
여수민은 고개를 숙인 채 그의 손바닥에서 자신의 손을 빼내려고 했지만 남민우는 오히려 더 세게 움켜쥐었다.
진서하는 일부러 말했다.
“선배가 맨날 말하던 여자친구가 그쪽이었네요. 선배한테 말 못 한다는 소리 들은 적 없는데, 성대는 어쩌다 그렇게 됐어요?”
여수민은 눈을 내리깔았다.
알고 보니 남민우는 한 번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상태를 말한 적이 없었다.
남민우가 일부러 말을 아낀 것은 맞지만, 주변 친한 사람들은 다 그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사진도 본 적이 있어서 여수민이 예쁘다고, 남민우 복 터졌다고 부러워했다.
그런 부러움이 한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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