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밤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여수민은 지하철 안에서 어제 손영후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경찰에 신고까지 했던 일을 남민우에게 털어놓았다.
남민우는 미안해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실험이 잠시 숨을 고르는 시기인 틈을 타 며칠 동안 제대로 여수민 곁을 지키기로 했다.
화실까지 데려다주고 데리러 오고, 자신은 근처 카페에 앉아 논문을 썼다.
손영후는 협박 문자를 몇 통 보내고, 괴롭히는 전화를 몇 번 한 것 말고는 직접 나타나지는 않았다.
여수민은 낮에는 그림을 그리고, 밤에는 집에 와서 또 아르바이트를 하며, 매일 손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지쳐 쓰러졌다.
7월 초쯤이 되자, 그 일도 조금씩 희미해졌다.
남민우는 학교로 돌아가 지도교수를 따라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다시 바빠졌다.
금요일, 여수민은 경찰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용의자 몇 명을 검거했으니 와서 얼굴을 확인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여수민은 평소보다 일찍 화실에서 나와 경찰서로 갔다. 유리 너머로 보니 며칠 전 만월 근처에서 자신을 쫓아오던 그 불량배들이 맞았다.
하지만 손영후는 없었다.
“이 몇 명이 술집에서 집단 폭행을 벌였습니다. 그날 신고하신 사건이랑 여수민 씨 집 근처에서 찍힌 CCTV를 함께 대조해 봤더니, 같은 무리로 보였어요.”
경찰이 설명했다.
“이미 법대로 심문했고, 수민 씨를 괴롭힌 사실도 인정했습니다.”
여수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 손영후는요? 그 사람이 진짜 배후예요. 그리고 저를 괴롭힌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에요. 문자랑 통화 기록 다 있어요.]
“그 부분도 다 조사했습니다. 전화번호 명의도 손영후 씨 이름으로 되어 있지 않고요. 심문했을 때도 끝까지 부인했습니다. 이 몇 명은 자기는 그냥 ‘정상적인 구애’를 한 것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어요. 여수민 씨를 다치게 하라고 시킨 적은 없고, 자기들이 알아서 나섰을 뿐이라고 해서, 지금으로서는 증거가 부족합니다. 저희가 마음대로 잡아 둘 수는 없어요.”
여수민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손영후는 아예 따로 떼어져 아무 일도 없는 사람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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