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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여수민이 사는 곳은 오래된 구식 아파트라 하준혁의 차는 아예 진입할 수조차 없었다. 입구까지 빼곡하게 세워진 전기자전거들 때문에 진입로가 완전히 막혀 있었다. 골목은 어둑하고 좁았다. 지나가는 사람도 드물고 조명도 희미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치안이 좋지 않은 것 같았다. 하준혁은 가까스로 길가에 차를 세우고는 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여수민이 거절하려고 손을 들었지만 하준혁은 한발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결국 여수민은 서둘러 뒤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그의 실루엣은 낡은 아파트 단지를 배경으로 더더욱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단지 입구, 현관문 앞에 거의 다다랐을 때 여수민이 급하게 돌아서서 그를 막아섰다. 그녀는 걸음이 빨랐고 하준혁이 몸을 세웠을 때 둘은 이미 제법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여수민은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서다가 굳게 닫힌 현관문에 등을 붙였다. 하준혁은 한 치도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어둑한 조명 아래 내려다보는 그의 표정은 더더욱 읽기 어려웠다. “문 앞까지만 데려다주죠.” ‘그렇게까지 경계할 필요가 있나.’ 여수민은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조심스레 타자했다. [여기까지만 와주셔도 돼요. 정말 감사해요. 이제 얼른 들어가세요.] 하지만 하준혁은 가만히 선 채 움직이지 않았다. 인내심이 점점 바닥에 닿고 있었다. 그는 거절을 잘 못 받아들이는 사람이었고 여수민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집은 사적인 공간이었다. 아무리 은인이라도 남자를 함부로 데려올 수는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고집스레 버텼다. “학생이면 기숙사 신청하지 그랬어요?” 하준혁은 물러날 기색이 없었다. 여수민은 천천히 타자했다. [기숙사는 불편해서요. 전 늘 자취했어요.] 여수민은 말을 하지 못했고 배정되었던 몇몇 룸메들도 다가가기 쉬운 타입이 아니었다. 대학교 1학년 때 며칠 함께 지내보니 세 사람이 딱 붙어 다니는 작은 무리에서 자신만 은근히 따돌림당하고 소외되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그냥 자취를 택했다. 그 편이 아르바이트해서 돈 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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