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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연애한 지 2년, 이렇게 크게 싸운 건 처음이었다. 여수민은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었다. 남민우가 여자 후배와 지나치게 가까웠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가슴속이 꽉 틀어 막힌 것처럼 아리고 저렸고 남민우의 설명도 듣기 싫었다. 그래서 그의 손을 뿌리치고 등까지 밀어냈다. 문을 잠그고 여수민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소리 없이 울었다. 대학 1학년, 군훈련이 끝난 날 남민우가 고백했을 때도 여수민은 망설였다. 거절할까 고민도 했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나 간절하게 의지할 누군가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가정도, 기댈 곳도 없이 살아온 그녀에게 남민우는 유일하게 믿을 만한 존재였다. 하지만 지금 여수민은 깨닫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감정조차, 생각보다 쉽게 금이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밖에서는 남민우도 가지 않고 문에 등을 기대 앉아 있었다. 하루 종일 실험을 해 몸도 지쳐 있었고 저녁에 벌어진 우연한 상황은 아무리 설명해도 변명처럼 들릴 뿐이었다. 여수민과 하준혁이 함께 있는 모습은 남민우에게 더 이상의 해명조차 하기 싫게 만들었다. 위기감은 두 사람을 동시에 덮쳤다. 여수민은 간신히 씻고 누운 뒤, 정신을 붙들어 하준혁에게 문자로 사과를 보냈다. 하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다. ‘화가 난 건가.’ 그토록 고귀한 남자가 어릴 때부터 맞아본 적이 있었을 리 없다. 그 와중에 이성적으로, 신사적으로 대응했다는 건 아마도 김미숙 체면을 생각해 준 덕일 것이다. 여수민은 본래부터 그에게 빚진 게 많았다. 이번 일로 죄책감이 하나 더 얹혀 숨조차 막히는 듯했다. 기분을 가라앉히려 계정을 열어보니 커미션을 맡긴 슈나우저 그림의 고객이 떠올라 내일 발송 가능하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고객은 마침 온라인이었는지 금세 답장이 왔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보니까 IP가 연경이시네요? 저도 연경인데, 택배가 번거로우면 제가 직접 가지러 가도 될까요? 작품은 직접 보고 수령하고 싶어서요.] [가능해요. 장소만 알려주세요. 내일 제가 가져갈게요.] 그림 값이 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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