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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눈빛 깊숙이 가라앉은 짙은 어둠에, 여수민의 심장은 목구멍까지 치솟았다. 그녀는 입을 벌린 채 하준혁을 밀어내려 했다. 하준혁의 눈빛은 더 깊어졌고 눈꺼풀을 반쯤 내려앉은 채 자신이 깨물어 자국이 난 그녀의 입술을 곁눈질했다. 애써 침을 삼키며 자제하던 그는 문득 칫솔, 수건, 커플 컵, 슬리퍼, 그리고 꼭 껴안아야만 겨우 누울 수 있는 좁은 싱글 침대가 떠올랐다. ‘이 입술에 다른 사람도 입 맞춘 적 있다니.’ 방금 그 세상 물정 모르고 후배와 모호한 관계를 유지하며 여수민의 소중함을 모르고 길가에서 담배나 피우는 젊은 남자에게 키스를 당했다. 게다가 그와 여수민이 얼마나 더 친밀했을지는 알 수 없었다. 순식간에 욕망이 모두 사라졌고 찬물을 뒤집어쓴 듯했다. 하준혁은 굳은 얼굴로 안전벨트를 맸다. ‘딸깍’ 소리와 함께 하준혁은 다시 제대로 앉아 차에 시동을 걸고 떠났다. 여수민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숨을 죽인 채 앉아 있다가 한참 후에야 긴장을 풀었다. 하준혁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 “남자 친구가 바람을 피우고, 다른 여자랑 껴안고, 온몸에 상처를 입으면서까지 그 여자는 상처 하나 입지 않게 지켜줬고, 심지어 그 부모님 차까지 탔는데, 너는 아무 느낌도 없어?” 그의 말 하나하나가 여수민의 심장을 찔렀다. 여수민은 주먹을 꽉 쥐었고 고통스러울 만큼 힘을 주었다. 그녀는 남민우의 마음이 이미 떠났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이것은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또다시 버림받았음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너무 잔인했다. 여수민은 단지 안정적이고 미래를 함께할 수 있는 의지처와 사랑을 원했을 뿐이었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내가 말을 못하고 애교를 부릴 줄 모르고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데도 서툴다는 이유로, 정말 그래서 이렇게 어려운 건가?’ 여수민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지만 필사적으로 울음을 참았다. 하준혁은 기분이 좋지 않아 말투가 꽤 차가웠다. “차라리 빨리 헤어지고 다음 사람으로 바꾸는 게 낫지. 손해 보기 전에 끊어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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