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화
남민우는 경찰서에서 20여 분을 기다렸고 마침내 진서하의 부모님이 도착한 것을 봤다.
진씨 제약 회사의 회장인 진서하의 아버지는 위엄이 넘쳤는데, 먼저 진서하를 살펴보더니 아무 일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남민우를 바라보았다.
진서하의 어머니는 진서하의 속마음을 알고 있었기에 남민우를 몇 번 더 쳐다보았고 아무 말 없이 남편과 함께 2층 국장실로 향했다.
진서하는 마음이 딴 데로 가 있는 듯한 남민우의 표정을 보며 조금 마음이 아팠다.
“선배, 뭐 하나 물어봐도 돼?”
“물어봐.”
남민우는 대충 대답했다.
“선배는 날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왜 매번 나를 지켜주는 거야?”
어리석게 굴어 지도교수의 일을 망쳤을 때든,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했을 때든, 남민우는 절대 모른 척하지 않았다.
진서하는 남민우가 자신을 품에 꼭 끌어안고 등을 내어주며 온몸으로 그 모든 폭행과 상처를 버텨냈던 모습을 영원히 잊을 수 없었다.
따뜻한 체온과 든든한 품, 그리고 그가 힘겹게 내뱉던 신음 하나하나가 진서하의 심장을 세차게 두드렸다.
그녀는 기대와 갈망이 담긴 눈빛으로 남민우를 간절하게 바라보았다.
‘선배도 나를 좋아하고 있는 거겠지?’
남민우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그런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모른 척하지 않을 거야. 마음에 담아두지 마. 시간도 늦었으니, 난 집에 간다. 수민이가 걱정할 거야.”
말을 마친 남민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서하는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있다가 자기 손바닥을 세게 움켜쥐었다.
경찰서 대문을 나설 때, 남민우는 여수민이 나무 뒤에 홀로 서서 길가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
여수민의 마음은 한데 뒤엉켜 꽉 조여들었다. 그녀가 아는 남민우라면 지금 분명 기분이 좋지 않고 생각이 많으며 어딘가 불편할 것이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학업이 가장 바빴을 때만 잠깐 담배를 피웠었다.
나중에 여수민이 담배 냄새를 싫어하고 그녀의 목도 그 냄새를 견디지 못했기에 남민우는 점점 담배를 끊었다.
‘오늘 이렇게 짜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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